

구단 역사상 최초의 센트럴리그 2연패를 달성한지 불과 2주 만에 한신 타이거스 벤치가 걷잡을 수 없는 내부 파동에 휩싸였다. 후지카와 규지(46) 감독을 보좌해 연패를 이끌었던 핵심 코치들이 잇따라 유니폼을 벗어 던지며 팀을 떠나고 있다. 겉으로는 '원만한 작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후지카와 감독 특유의 독재와 공포정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폭로가 터져 나왔다.
일본 매체 '닛칸 겐다이'는 22일 보도를 통해 "후지카와 감독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고야노 에이이치 타격 코치와 작전 운영의 핵심이던 후지모토 아쓰시 작전 코치가 연달아 사임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고야노 코치는 후지카와 감독이 취임 당시 직접 영입한 오른팔이라는 평가다. 선수들의 타격폼을 억지로 뜯어고치지 않고 의견을 경청하는 지도로 신망이 두터웠으며, 사토 데루아키를 3관왕으로 길러낸 일등 공신이었다. 후지카와 감독도 "현재 코칭스태프 중 진짜는 나와 고야노 둘뿐"이라고 공공연히 치켜세웠을 정도다. 이랬던 고야노 코치가 지난 18일 감독과 2시간의 독대 끝에 '일신상의 사유'를 대며 팀을 떠났다.
이어 차기 수석코치라는 호평을 받던 후지모토 코치마저 사직서를 던졌다. 구단 사상 최초의 리그 연패를 합작한 두 명의 핵심 참모가 동시에 팀을 등진 것이다. 이러한 연쇄 이탈의 원인으로 코치진을 옥죈 후지카와 감독의 '불통'이 지목된다. 팀 사정에 정통한 전직 코치 출신들에 따르면, 부임 직후부터 선수 기용과 전술 판단의 전권을 독점한 후지카와 감독 아래서 코치진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취재진을 상대로 브리핑 한마디를 할 때도 감독의 눈치를 보느라 극도로 몸을 사렸다고 한다.
특히 독선은 도를 넘었다. 회의 도중 다른 의견을 내는 코치가 있으면, 후지카와 감독은 화이트보드에 그 코치의 이름을 대놓고 적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질책을 쏟아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긴 가네무라 사토루 투수 코치 역시 불펜 연투 문제에 관해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가 '기밀을 유출했다'는 이유로 밀려났다고 한다.
경기 중에도 폭언에 가까운 고함이 일상화됐다. 작전 미스나 준비 부족을 이유로 상대 팀 벤치까지 다 들릴 정도로 코치들을 향해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일이 잦았다.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1군 지휘봉을 잡았던 와다 유타카(64) 수석코치와는 일찌감치 대화가 단절됐고, 결국 후지모토 코치가 감독 옆에 붙어 중간 다리 역할을 강요받아야 했다.
이런 분위기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난 9월 7연패 수렁에 빠지며 2위 요미우리에 0.5경기 차까지 쫓겼을 당시 질책이 두려웠던 코치진은 그 어떤 조언조차 하지 못했다. 코치진들이 경직되자 결국 주장 사카모토 세이지로가 직접 미팅을 열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간신히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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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부부터 곪아 터진 팀은 결국 클라이맥스 시리즈(CS)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3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겨울 한신은 3관왕 사토의 메이저리그 진출 허용으로 전력 누수가 확정적이다. 간판타자를 잃은 데 이어, 감독의 횡포를 견디지 못한 핵심 참모들마저 줄줄이 등을 돌렸다.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앞둔 후지카와 감독은 완벽한 고립과 사면초가의 벼랑 끝에 서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