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게 분석하진 못했지만, 인상적인 선수들이 많았다."
지난 6일이었다.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 중 소집을 염두에 두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끝으로 9·10월 A매치 4연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일본에서 열린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경기장 상태가 좋지 않은 데도 그런 성과를 낸 건 의미 있고 대단한 일"이라며 "선수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건 대표팀은 항상 열려 있는 문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내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와의 중동 2연전 명단이 오는 29일 발표되는 가운데, 지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 가운데 과연 누가 모레노 감독의 부름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물론 아시안게임 멤버 중에는 이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나섰던 A대표팀 자원들도 있으나,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전임 감독 시절 A대표팀 이력이 반드시 이번 대표팀 승선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오롯이 모레노 감독의 기준에 맞는 선수들만 새롭게 A대표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모레노호 승선이 가장 유력한 건 단연 엄지성(스완지 시티)이다. 당시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에 나선 엄지성은 4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일등공신으로 맹활약했다. 홍명보 전 감독이 지난 월드컵 당시 엄지성을 윙백 자원으로 활용했다면, 모레노호에서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9·10월 A매치 4연전 당시 모레노호 왼쪽 공격수 자리엔 황희찬(샬케04·2경기) 송민규(나시오날) 김민수(레인저스)가 선발로 포진한 바 있다.

190cm 장신 공격수 이영준(그라스호퍼)도 생애 첫 A대표팀 승선을 기대해 볼 만하다. 소속팀 일정 탓에 아시안게임 합류는 늦었지만 토너먼트 이후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이민성호 최전방을 책임졌다. 연령별 대표를 거치면서 꾸준히 차세대 공격수 자원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이번 평가전이 좋은 발탁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지난 4연전 당시 최전방 공격 자원으로 발탁된 손흥민(LAFC) 오현규(베식타시) 외에 조규성(미트윌란)과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등과도 발탁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밖에 이미 A대표팀을 오가던 배준호(스토크 시티)나 김지수(브렌트포드) 등도 아시안게임을 거쳐 모레노호 첫 승선을 노려볼 선수들로 꼽힌다. 대신 과거 A대표팀 자원이었던 양현준(셀틱)은 여전히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데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도 제대로 출전하지 못한 만큼 이번 대표팀 명단에선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 멤버' 이기혁(강원FC)은 최근 인터뷰 논란 속 거센 비판 여론이 모레노 감독의 고민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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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멤버들의 합류 변수는 모레노 감독이 과감한 변화나 실험에 온전히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전 마지막 평가전인 데다, 모레노 감독 역시도 '계약상' 마지막 평가전이기도 하다. 모레노 감독은 앞선 9·10월 A매치 4경기(2승 1무 1패)와 이번 2경기 성적을 평가받아 아시안컵 지휘 여부가 결정된다. 경기력만큼이나 결과도 중요해진 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들의 대거 승선 등 변화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은 이날 명단 발표 후 유럽으로 이동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FC포르투)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최근 국가대표 은퇴설 및 손흥민과 갈등설이 불거졌던 이른바 '96라인' 등과 면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모레노호는 내달 13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 17일 오후 11시 카타르와 각각 격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