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엔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엔 투자 수익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 엔 투자 ETF 수익률은 내리막을 걷고 있고, 엔화노출 ETF들의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역대급 엔저에 엔 관련 ETF와 일본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 증시 매력도가 높지 않고, 엔화 추가 하락 리스크로 본격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원엔환율은 100엔당 863.5원으로 전일 대비 1% 상승했다. 앞서 장중 854원대까지 떨어지며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새 5.9% 하락했다. 지난 2분기 말 대비로는 10%가량 하락하며 역대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일본 금리차와 높은 에너지 가격, 재정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미국·일본 정부가 환율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엔 환율과 연동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원엔환율은 역대급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하며 엔테크(엔화·재테크)족들의 투자 성과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고점 대비 12% 하락하며 환차손 영향을 크게 받아서다. 대표적인 엔 투자 ETF인 TIGER 일본엔선물 ETF(상장지수펀드)는 최근 한 달간 5.6% 하락했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며 엔화에 연동하는 장기채 엔화노출도 같은 유형의 장기채 ETF 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는 최근 한 달간 5.31% 하락했고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도 같은 기간 5.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채30년 ETF들이 4%대 하락한 데 비해 낙폭이 컸다.
기존 엔 투자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역대급 엔저에 저가 매수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TIGER 일본엔선물은 최근 한 달 새 88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통화 관련 ETF 가운데 가장 활발한 자금 유입세를 보였다. 장기채 엔화노출 ETF들도 자금 유입세로 돌아섰다.
올 하반기 순매도세를 이어가던 개인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투자도 최근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최근 7거래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1153만달러(156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6월, 7월 각각 3012만달러(409억원), 1억412만달러(141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다만 최근 일본 증시 약세 등에 대한 우려로 본격적인 자금 유입세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엔화와 관련해 약세 요인과 강세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투자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다카이치 정부의 스탠스, 재정 방향 등에 대한 우려는 엔화 약세 요인,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 견조한 경제 상황 등은 엔화 강세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초엔저 상황은 내년 2분기 이후 보통의 엔저 수준으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