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거래금액 연동·고위험 투자상품 '현금 지급' 이벤트 원천 금지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 얻지만 투자자 혜택 미미
투자자 거래비용 줄여주는 '수수료·이자 감면' 이벤트는 허용…"건전한 경쟁 유도"

A 증권사는 해외주식 거래금액 규모에 따라 최대 현금 5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투자자는 해외주식 200억원어치를 거래해 증권사로부터 현금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해외주식 거래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MTS 수수료 0.2%)로 4000만원을 지불했다.
이 사례처럼 투자자는 증권사로부터 커다란 혜택을 받은 것 같지만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금으로 받는 50만원은 실제로 투자자가 내는 위탁매매 수수료 4000만원의 1.25%에 불과하다. 현금 50만원을 제외한 실질 수수료 인하 수준은 3950만원으로 수수료율 혜택은 0.2%에서 0.1975%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증권사의 이벤트를 규제한다고 28일 밝혔다. 실제 혜택이 미미한데 커다란 혜택을 주는 것처럼 착시를 일으키지만 오히려 투자자에게 단기간 내 불필요한 잦은 매매, 고위험 투자를 유도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측면에서다.
이에 따라 거래횟수나 거래대금 등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이벤트, 레버리지 상품·신용공여·해외투자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이벤트는 원천 금지된다. 다만 투자자에게 실제 이익이 되는 수수료·이자 감면 혜택 이벤트는 그대로 유지한다.
거래금액에 연동한 이벤트는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실제 혜택은 미미한 데 비해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을 얻어 증권사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B 증권사는 모든 상장 ETF(상장지수펀드)를 대상으로 거래대금 500억원 이상 기준 충족시 500만원을 매일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를 통해 증권사는 이벤트 비용으로 약 60억원을 지출했으나 위탁매매 수수료로 약 514억원을 챙겼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증권사의 이익이 더 큰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현금성 이벤트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중 일부(10% 미만)를 상금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과도한 이벤트는 궁극적으로 투자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투자자는 거래대금 기준을 채우기 위해 단기·과당매매에 나서 오히려 투자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은 거래금액 연동이 아닌 투자잔고 기준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이벤트는 허용하기로 했다. 레버리지·인버스 ETP(상장지수상품), 장내·외 파생상품, 투자자 신용공여(빚투), 해외투자상품 등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대상 이벤트는 모두 금지한다. 내용·형식과 상관없이 고위험 상품 관련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이벤트는 진행할 수 없다. 고위험 상품은 그 자체로 투자 손실 등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증권사 이벤트 규제에 나선 건 사실상 수수료·이자 감면 이벤트로 경쟁하라는 취지다. 투자자에게 단기·과당매매 등 투자자 피해 우려 없이 혜택만 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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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증권사 사례에서 현금성 이벤트를 금지하고 위탁매매 수수료율을 0.05%포인트를 인하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수수료율은 0.2%에서 0.15%로 인하된다. 현금성 이벤트시 투자자가 내야 하는 수수료는 현금 50만원을 제외하고 3950만원이지만 수수료율 인하 이벤트의 경우 3000만원으로 비용이 더 낮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 수수료·이자 할인, 거래금액과 무관한 이벤트 등은 그대로 가능하다"며 "건전한 경쟁은 투자자의 거래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 금융투자협회 규정 개정안을 사전 예고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연내 개정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후 내년 1월 1일부터 관련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