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홈플러스 사태 후 A3급 돈줄 막혔다…CP·전단채 잔액 45%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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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 후 A3급 돈줄 막혔다…CP·전단채 잔액 45% 급감

조철희 기자, 방윤영 기자
입력 2026.11.05 16:39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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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급 신용 잔혹사] ①A3급 잔액 5.7조→3.2조원, A1급은 30% 증가…판매사 감독 부담에 기업 자금조달 창구 축소

[편집자주]  기업 한 곳의 신용사건이 같은 신용등급의 다른 기업들까지 흔들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A3급 기업어음과 전단채 발행잔액은 급감했지만 최우량 A1급은 증가했다. 신용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판매사의 금융당국 검사·제재 부담이 커지면서 정상기업의 돈줄까지 마르고 있다. 투자자 보호와 기업 자금조달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했다.
홈플러스 사태 전후 CP·전단채 신용등급별 발행잔액/그래픽=윤선정
홈플러스 사태 전후 CP·전단채 신용등급별 발행잔액/그래픽=윤선정

지난해 3월 홈플러스 사태 이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A3급 CP(기업어음)와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잔액은 1년 8개월 만에 45% 가까이 줄어든 반면 최우량 등급인 A1급은 30% 늘었다. 신용사건이 터질 때마다 판매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제재 부담이 커져 증권사들이 A3급 상품 취급을 줄이면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기업들까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3급(A3+·A3·A3-) CP·전단채 합산 발행잔액은 지난해 2월 말 5조7062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3조1606억원으로 44.6%(2조5456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A1급 발행잔액은 248조8766억원에서 323조6103억원으로 30.0%(74조7337억원) 증가했다. 전체 CP·전단채 발행잔액에서 A3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2.0%에서 0.9%로 낮아졌다.

홈플러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3~5월 석 달간 A3급 CP·전단채는 상환액이 신규 발행액을 웃돌면서 순발행액이 마이너스 1조6009억원을 기록했다.

CP 시장 전체의 발행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올해 상반기 CP 발행액은 282조75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 늘었다. 이 가운데 A1급 비중이 92.1%에 달했다. 올해 3분기 전단채 시장에서도 A1급이 93.5%를 차지했다. 시장 전체는 커졌지만 신용등급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은 엇갈린 셈이다.

신용사건 뒤 판매사에 집중되는 감독 부담이 A3급 상품 취급을 줄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투자자 피해가 생기면 여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금융당국의 검사·제재 가능성도 커져 증권사들이 신규 상품 취급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홈플러스에 이어 중앙그룹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는 2021년부터 매년 A3급 CP·전단채를 대규모로 중개해왔지만 홈플러스 사태 뒤로는 신규 취급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증권사들도 상품심사 기준을 강화하거나 개인투자자 대상 판매를 줄이는 추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3급 상품은 중개수익이 크지 않은 반면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판매사가 부담해야 하는 검사와 민원, 제재 등 후속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최근에는 수익성보다 사후 부담을 고려해 취급 여부를 결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CP·전단채 판매 창구가 좁아진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올해 상반기 무보증 일반회사채 발행액 중 BBB급 이하 비중은 2.2%에 그쳤다. 회사채 시장 역시 우량기업 위주로 돌아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자금조달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A3급이라고 모두 부실기업인 것은 아니다. 같은 등급이라도 기업별 재무상태와 채무상환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중앙그룹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A3급 비우량물 취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관리 강화도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까지 막혀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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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희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조철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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