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규모 예년과 비슷…기간은 더 길 것"
백신수급 우려 일축…"국가접종 물량 충분히 확보"

정부가 어린이와 고령층을 중심으로 독감 예방접종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이번 주 내로 확정한다. 국내 백신 수급 현황에 대해선 "전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국가예방접종 물량 등 국내 백신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14일 출입 기자단 대상 정례 백브리핑에서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 등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국가예방접종 대상별로 백신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의료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오는 17일 안에 일정 조정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질병청은 오는 21일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와 임신부를 시작으로 10월엔 65세 이상 어르신까지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독감이 빠른 속도로 유행하면서 고위험군 접종 일정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고령층 집단감염 위험이 큰 요양병원·시설에 대해서도 백신을 보유한 기관이라면 바로 접종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한 상황이다.
질병청 감염병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병원급 의료기관 내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는 33주(8월9~15일) 78명에서 36주(8월30일~9월5일) 300명으로 200명 이상 늘었다. 36주 기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감염 의심 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6.6명) 대비 높은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도 33주 57명에서 36주 193명으로 약 3.4배 늘었다. 이에 질병청은 지난 절기 대비 한 달 이상 빠른 이달 11일 오전 0시를 기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후 호흡기 감염병의 유행 양상이 예년과 달라졌다"며 "기존엔 인플루엔자 유행이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이어졌지만, 2024년부터 이번 절기는 그 시기가 조금씩 어긋나고 있다. 기후·면역 요인 등에 따라 향후에도 인플루엔자 유행이 예년처럼 12월에 집중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학계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 자체는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면서도, 유행 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이전엔 인플루엔자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유행하고 끝났지만 지금은 훨씬 오랜 기간 유행하는 형태"라며 "지난해에도 두 번에 걸쳐 인플루엔자가 유행한 만큼 올해도 내년 봄철 소규모 유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국내 백신 수급 체계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량이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예방접종에 필요한 백신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며 " 항바이러스제(치료제) 역시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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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가접종에 쓰이지 않는 유료 접종 물량의 경우 조금 감소한 상태로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관련 일시적인 공급 지연이 있는지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