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TF 등 인수로 미국 수가시장 직접 진입
검사·보험청구 등 핵심 인프라 선별 확보
1100억 CB에 국민성장펀드 자펀드도 참여

웨어러블(입는) 진단 모니터링 기업 씨어스(23,800원 ▼900 -3.64%)가 11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고 중동에 이어 미국 의료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민성장펀드의 관심 속 토종 의료 AI로서 글로벌 진출의 '성공 공식'을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씨어스는 지난 13일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 확장을 위해 11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자금 중 700억원은 미국(550억원)과 UAE(150억원) 사업 확대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연구개발과 운영자금(300억원), 스마트팩토리 구축(100억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는 △오라이언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국민성장펀드 자펀드 3개가 총 122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CB는 기준주가 대비 20% 할증된 3만586원을 최초 전환가액으로 산정하고, 표면·만기이자율을 모두 0%로 설정하는 등 씨어스에 유리한 조건으로 구성됐다.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도 적용하지 않고 발행금액의 최대 50%에 대한 콜옵션도 포함됐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에 이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라며 "투자자들이 씨어스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상장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씨어스의 코스닥 상장 후 첫 대규모 자금조달의 배경으로 '미국 시장 공략'이 지목된다. 씨어스는 1100억원 중 절반을 미국 독립진단검사기관(IDTF) 지분 전체 인수와 IDTF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AI 솔루션 기업의 전략적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IDTF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진단검사를 수행하고 보험수가를 청구하는 현지 서비스 운영기관이다. 즉, 씨어스가 이미 영업활동 중인 기존 IDTF를 확보할 경우 운영 인프라와 보험 청구체계를 활용해 별도의 대규모 영업망 구축 없이 미국 메디케어(Medicare) 수가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씨어스 관계자는 "현지 IDTF가 보유한 의사 ·병원 네트워크와 영업·운영 노하우를 확보해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웨어러블 AI 기반 심전도(ECG) 분석 솔루션 '모비케어'를 활용한 검사 서비스 확대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이어 "미국은 부정맥 진단검사에 대한 메디케어 수가체계가 형성돼 있어서 직접 인수할 IDTF뿐 아니라 미국 내 다양한 진단센터가 향후 모비케어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별도로 AI 솔루션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역량 확보와 연구 등 협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씨어스의 미국 진출 전략에 관심을 보인다. 기술이나 제품을 해외 공급하는 단계에서, 현지 기업 인수와 전략적 투자를 통해 의료서비스 운영체계에 직접 진입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차별화하기 때문이다. 앞서 루닛는 2024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2525억원을 투입, '볼파라'를 인수하고 현지 영업망 확보와 외형 확대를 동시에 이뤄냈다. 반면 씨어스는 기업 전체를 인수하기보다 사업 실행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검사·분석·보험수가 청구)를 선별적으로 확보해 투자 부담을 관리하면서, 미국 시장 진입과 매출 창출을 노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료AI 시장으로, 현재 모비케어와 같은 웨어러블 기반 장시간 심전도 검사·분석 시장은 '아이리듬테크놀로지'가 70% 이상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리듬테크놀로지 매출은 1조1000억원에 달했다.
씨어스 관계자는 "모비케어로 대표되는 AI 진단 기술과 현지 IDTF의 서비스 인프라를 결합해 아이리듬테크놀로지와 동일한 보험수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IDTF 인수 완료와 매출 발생 시점은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2027년부터 현지 사업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