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1,427,000원 ▲129,000 +9.94%) 노동조합(노조)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위축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법원에서 노조의 파업에 제동을 건 뒤에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다면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바이오의약품 공급 안정성 불안은 궁극적으로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오는 26일로 예고한 총파업 일정을 변경할 지 여부 등 향후 계획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앞서 법원에서 사실상 노조의 파업을 제한하면서 총파업 일정의 변경 가능성이 대두됐다. 노조는 단체행동의 실행 계획 자체엔 변함이 없단 입장이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 제1민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사측이 신청한 9개 공정 모두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쟁의행위 기간에도 생산 설비의 정상 가동을 수행해야 한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의 공급 안정성이 중요하단 판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대체 의약품이 존재하지 않는 담도암·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등의 공급 차질로 인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바이오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원료·제품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배양 및 정제) 공정을 완수하는 것뿐"이라고 판시했다.
앞서 노조는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닷새간 진행한 1차 전면파업보다 4배 이상 긴 기간이다. 노조의 1차 전면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약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고객사 신뢰 저하란 무형적 가치는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2차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더 큰 직접적 피해는 물론 고객사 신뢰 저하와 바이오의약품 공급 불안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단 한 번의 가동 중단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는 '연속 공정'이다.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는 공정 특성상 한번 가동을 멈추면 배양 중인 세포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 또 설비를 재가동하기 위한 세척과 검증(Validation) 작업에 수십 일의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은 공급 및 납기의 신뢰와 안전성이 핵심 요소다. 노조의 파업 리스크(위험)가 반복되면 고객사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약품의 공급 불확실성은 글로벌 제약사가 CDMO 파트너를 선정할 때 치명적인 결격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한 바이오의약품 CMDO 분야에서 주요 고객사의 이탈은 경쟁력 저하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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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제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항암제 등 중증질환 치료제의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 역시 환자에 전달할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이 걸린 공정은 파업 중에도 중단해선 안 된단 판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파업을 더 엄중하게 보는 이유는 노동권의 가치뿐 아니라 환자의 생명권이란 윤리적 접근도 같이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동자의 근로 조건에 대한 정당한 논의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공급 안정성과 더 나아가 환자의 치료 연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을 협상의 카드로 삼는 전략은 더 신중해야 한다"며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노조의 총파업은 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CDMO 고객사 신뢰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보는 K-바이오 전반에 대한 시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