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소재 병원서 '14명' 확진...정부, 전파경로 역학조사 나서
의료기관 관리 수준 강화 필요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C형간염'의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 사례가 반복된다. C형간염은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심각한 간질환으로도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경남도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소재 의료기관 혈액투석실에서 총 14명(환자 13명·종사자 1명)의 C형간염 감염이 확인되면서 2주 넘게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경남도 관계자는 "투석실 환경검체와 감염 확인자 검체간 유전자 분석을 비롯해 양성으로 판정된 환자들의 의무기록, CCTV(폐쇄회로TV) 동선 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해당 기관에선 C형간염 환자 2명이 처음으로 신고됐다. 이어 이달 1일 다른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환자가 같은 혈액투석실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남도와 관할 보건소는 지난 6일부터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투석실을 이용한 환자와 종사자를 전수검사한 결과 현재까지 14명의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간 관련 질병과 사망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인자다. 잠복기가 2주~6개월(평균 6~10주)로 길고 환자의 70~80%는 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시 완치율은 99%에 달한다. 그러나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급성 간염의 54~86%가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심하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실제 C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10~15%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혈액투석은 바늘로 매번 찌르고 혈액이 몸 밖 투석기를 지나기 때문에 다른 진료보다 혈액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이에 투석환자는 C형간염 항체를 6개월마다, 간수치는 매달 검사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신규 감염이 확인될 경우 검사주기를 1~3개월로 줄여 추가 감염여부를 확인한다.
우리나라 C형간염 환자 수는 2020년 1만1850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C형간염 환자 수는 5639명을 기록했다. 다만 의료기관 내 주사기 재사용과 오염된 수액처방 등에 따른 집단감염이 반복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C형간염의 예방 백신은 없다. 혈액·혈액제제 및 주사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등 관련 수칙을 지키는 게 최선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주삿바늘을 이용한) 침습적 의료행위가 많이 이뤄지는데 그 과정에서 전반적인 환경이나 관련 물품에 대한 감염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있다"며 "주사기 재사용 등을 포함해 감염의 원인이 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형간염 바이러스의) 유전형의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된다면 환자들에게 제공된 수액이나 주사제에 공통적인 오염이 생기면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확한 감염경로 파악과 함께 추가적인 감염을 막도록 관리수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