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WSJ "UAE, 美 압박에 이란과 거래 중단"
UAE, 이란의 주요 교역국이자 '경제 생명줄'
특히 두바이, 이란 '그림자 금융'의 핵심 거점…
"UAE 경제 타격 우려에 '전면 차단'은 없을 듯"

미국이 이란을 굴복시킬 카드로 군사작전 대신 전례 없는 수준의 경제 제재를 꺼낸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이번 경제 압박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될 거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란이 장기간의 제재를 견뎌낼 수 있었던 핵심 자금줄과 제재 회피용 무역 네트워크가 두바이에 집중됐다는 이유에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핵심 교역국인 UAE가 이란과의 무역, 상업 교류 및 금융 거래를 전면 중단하기로 한 건 이란의 보복 공격 대응 이외 이란을 경제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이란을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 전례 없는 경제적 제재를 하겠다며 이란과의 경제 전쟁을 선포했다. 이보다 앞서 UAE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역내 긴장 고조를 고려해 이란과의 모든 무역, 상업 교류 및 금융 거래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대이란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보다 UAE 내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자금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이란 경제에 더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최근 수주간 UAE에 자국 내 이란 연계 금융 네트워크 단속을 압박했다"며 특히 두바이 내 단속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간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한 UAE, 특히 두바이가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이란의 글로벌 무역망 접근과 외화 조달 등이 크게 제한돼 이미 휘청인 이란 경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이란을 미국과의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24년 UAE는 이란의 연간 수입량 약 30% 이상(약 210억달러)을 책임지며 중국을 제치고 이란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다. 또 오랫동안 이란이 국제 제재를 우회해 자금을 이동시키는 주요 금융 통로 역할을 해왔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란은 UAE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그림자 선박을 이용해 판매한 원유 대금을 받아 자금 출처를 숨겨왔다.
2024년 기준 미국 은행의 환거래 계좌를 거친 자금 중 이란과 연계된 자금은 약 90억달러로 추정됐다. 이 중 62%는 UAE 소재 기업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파악됐고, 대부분 두바이에 기반을 둔 회사였다. 과거 미 행정부에서 제재 담당 업무를 했던 맥스 마이즐리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연구원은 "이란의 제재 회피와 불법 석유 판매를 통한 자금 흐름을 보면 두바이는 (이란의) 불법 자금 흐름의 핵심 거점"이라며 UAE가 공식 무역 및 금융거래 차단도 중요하지만, 두바이를 통해 이뤄지는 불법 거래 차단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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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미국은 UAE에 이란과의 거래 전면 차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UAE 입장에서 전면 차단은 상당한 부담이고, 7개의 토후국으로 구성된 UAE 특성상 전면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UAE 아부다비 소재 안와르 가르가시 외교아카데미의 에릭 알터 학장은 "UAE 정부가 공식 은행과 주요 항만은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상업 문화가 다른 7개 토후국의 자유무역지대와 현지 사업자, 소형 선박까지 모두 단속할 수 없다"며 "(전면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UAE가 이란과의 교역을 모두 끊으면 관광과 무역 비중이 높은 자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고, 이란의 군사 보복 가능성도 있다.
한 소식통은 "UAE 당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경제) 압박이 실패할 경우 외교적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란과의 일부 소통 창구 유지를 원하고 있다"며 "UAE는 이번 거래 차단 조치를 이란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단절하기보다는 점진적인 긴장 고조 과정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UAE는 우선 화물 운송에 대한 새로운 제한부터 시작해 IRGC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란과 연계된 기업과 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제재 효과를 확인하면서 필요할 경우 정책을 수정할 여지를 남겨두려는 조치라고 WSJ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