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모라벡은 2028년이면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이 등장한다고 예측했다. 이제 그는 인류라는 종의 종말,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담담히 응시한다

현대사는 물론 어쩌면 인류 역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놀라운 예측이 1988년에 나왔다. 40년 뒤 지구에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AI)이 등장한다는 예측이었다.
예측을 내놓은 사람은 당시 30대였던 카네기멜런대학교의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이었다. 모라벡은 로봇이 더 빠르게 보고 움직이도록 연구하면서 인간 망막의 특성을 파악했다.
망막에는 일정한 수의 뉴런이 있고, 이들은 초당 일정한 횟수의 수학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모라벡은 그 수치에 나머지 인간 뇌의 크기를 곱해 뇌의 전체 연산 능력을 대략 추산했다. 초당 10조 회 연산이었다.
이 수치가 목표가 됐다. 인공적인 수단으로 언제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모라벡은 무어의 법칙에 주목했다. 실리콘 칩의 성능이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이제는 고전이 된 법칙이다.
하지만 그는 무어의 법칙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데 그치지 않았다. 모라벡은 이를 과거로 연장해 단순히 컴퓨터만이 아닌 지능의 법칙으로 만들었다. 모라벡은 몇 달간 도서관을 뒤져 지난 100년 동안 1달러로 살 수 있었던 연산 능력의 추정치를 집대성했다. 종이와 펜을 쓰는 사무원에서 출발해 1920년의 토레스 산술계, 1938년 젊은 독일인 기술자가 부모의 거실에서 만든 기계식 계산기, 제2차 세계대전 말 제작된 초기 진공관 컴퓨터를 거쳐 1960년대 상업용 실리콘이 등장하고 무어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기까지 이어졌다.
데이터들을 종합하자 연산 능력이 "20세기 초 이래 20년마다 1000배씩 증가"해 왔음이 드러났다. 이는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뜻으로, 무어의 법칙이 재확인된 셈이었다.
모라벡은 이러한 지속적인 2배 증가 추세를 기록한 그래프를 만들었다. 평평한 수평선 하나와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가파르게 치솟는 선 하나가 교차하는 로그 그래프였다. 첫 번째 선은 인간 고유의 연산 능력으로, 전혀 변하지 않았다. 두 번째 선은 인공적 연산 능력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두 선은 약 40년 뒤 교차했다. 모라벡은 1988년 출간한 저서 '마인드 칠드런'에서 인간 뇌가 곧 밀려날 것이라고 알렸다. 하버드대학교 출판부가 펴내고 '뉴요커'가 호평했지만 '마인드 칠드런'을 그토록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몇몇 주목할 만한 예외를 빼면 누구도 그때에 맞춰 시계를 설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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