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대법원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우편투표를 제한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를 막아섰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우편투표와 관련해 강화된 새 규정의 시행을 막는 하급심 결정을 뒤집어달라는 트럼프 정부 요청을 기각했다. 선거가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새로운 규정을 즉시 시행해야 할 만큼 행정부의 주장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주장하며 규제 강화를 추진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연방우정청이 우편투표를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우정청은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규정안을 공개했고, 시민단체와 민주당이 이끄는 주정부 등은 이번 조치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각 주 정부의 선거관리 권한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냈다.
연방지방법원과 연방항소법원은 규정 시행에 제동을 걸었지만 지난달 대법원은 하급심 결정을 뒤집었다. 당시 대법원은 주정부들이 최종 규정이 나오기도 전에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 판단을 요구한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규정의 적법성 자체에 대한 판단은 아니었다.
이후 우정청이 새 규정을 확정하고 각 주가 우편투표용지 발송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종 규정에는 각 주가 우편투표용지를 받을 유권자 정보를 우정청에 제출하고, 우편투표 봉투에 고유 바코드 등 우정청이 정한 요건을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주정부와 시민단체는 최종 규정을 가지고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지방법원과 연방항소법원은 새 규정의 집행을 중단시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지만 이날 기각됐다.
그럼에도 우편투표 제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판결은 새 규정의 적법성이나 연방정부가 주 정부의 선거 관리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