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싸다고 샀더니 안 오른다?…'빅쇼트' 버리 오른팔의 경고

한국 주식 싸다고 샀더니 안 오른다?…'빅쇼트' 버리 오른팔의 경고

윤세미 기자
2026.09.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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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탐방 후 "주주환원·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일지도"

필 클리프턴/사진=링크드인
필 클리프턴/사진=링크드인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 마이클 버리의 '오른팔'로 통했던 필 클리프턴 포메리움자산운용 대표가 한국 증시에 이른바 '가치 함정'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기업의 주가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있으며 그 잠재적 가치가 일반 주주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클리프턴 대표는 29일(현지시간) 투자자 서한에서 이 같은 분석을 공유했다. 그는 지난달 한국과 일본의 약 20개 기업을 탐방했다.

클리프턴 대표는 "한국 주식시장은 견조한 이익률과 탄탄한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많아 얼핏 보면 자본주의의 천국처럼 보인다"면서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경영진과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투자하는 데에는 "각별한 신중함과 경영진의 이해관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경영진이 어떤 이해관계를 갖고 의사결정을 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창업주 일가가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기업의 경우 주주환원이나 기업가치 제고 조치에 소극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의 높은 상속세와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을 쌓아두거나 본업과 무관한 분야에 투자하고 배당을 제한해 주가를 저평가 상태로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런 기업의 주식을 두고 "이자나 원금 상환이 없는 영구채와 같다"며 "기초 사업이 아무리 좋은 실적을 내더라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가치 함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클리프턴은 일본 주식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일본 당국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여전히 저평가된 우량 기업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그는 포메리움자산운용의 최대 투자처인 일본 헬스테크 기업 '메들리'를 예로 들었다. 메들리는 지난달 순이익의 약 30%를 주주에게 배당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클리프턴 대표는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더 효율적일 수 있으나 불필요한 자산을 매입하거나 비효율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것보다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이 훨씬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클리프턴 대표는 마이클 버리가 이끈 사이언자산운용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했다. 버리는 지난해 11월 자산운용사 등록을 취소하면서 고객들에게 클리프턴을 "놀라운 젊은 인재이자 비범한 사고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다. 클리프턴은 올해 1월 포메리움자산운용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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