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오른 업종은 IT뿐…금리 상승·AI 속도조절론에 흔들리나[오미주]

한달간 오른 업종은 IT뿐…금리 상승·AI 속도조절론에 흔들리나[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9.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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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는 지난주 국채수익률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음에도 미국과 이란 사이에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AI(인공지능)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으로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안한 7일간의 단계적 휴전 방안을 거절하면서 28일(현지시간) 미국 국채수익률은 더 올라가며 증시를 압박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7%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고 나스닥지수는 0.9% 떨어졌다.

올들어 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올들어 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이날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 등의 금리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 중 한 때 5.27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 중 한 때 5.561%까지 상승해 2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들어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약 0.48%포인트 올랐고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31%포인트 상승했다. 클라크 캐피털 매니지먼트 그룹의 채권 부문 책임자인 올리버 챔버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국채수익률이 0.5%포인트 뛰어오면 주식시장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시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2년물 국채수익률도 4.9%를 넘어섰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4.922%로 마감해 2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10월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에 이어 또 다시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은 72%가 반영돼 있다. 오는 12월9일 FOMC 때까지 3번 연속 금리가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60%가 넘는다.

올들어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추이/그래픽=이지혜
올들어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추이/그래픽=이지혜

지난주 미국 증시의 상승은 상당 부분 기술주, 특히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AI 수혜주의 강세 덕분이었다. 마켓워치는 국채수익률이 오르자 투자자들이 실적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안전자산'이라 할 수 있는 AI 수혜주로 몰려갔다고 분석했다.

기술주가 증시를 떠받치는 양상은 사실 9월 한달 내내 지속된 현상이다. 최근 한달간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가운데 상승한 업종은 정보기술(IT) 하나밖에 없다. 최근 두달간 상승한 업종도 11개 중에 IT를 포함한 4개에 불과하다.

배런스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지난 7월 말 이후 두달간 약 5% 올랐는데 단 5개 종목이 전체 상승분의 93%를 차지했다. 이는 주식시장의 랠리에 참여하는 업종과 종목의 폭(breadth)이 극히 좁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레이먼드 제임스의 기관 주식 전략가인 타비스 맥코트는 S&P500지수가 지난 8월13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 대비 불과 1.5% 아래에 있다며 "지수를 보면 전반적인 주식시장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엄청난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의 상승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종목의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애덤 턴퀴스트는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는 종목의 비율이 지난 7월 말 73%에서 최근 51%로 하락했다"며 S&P500지수가 사상최고가 부근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눈에 띄는 약화"라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상승세는 랠리에 참여하는 종목의 확대와 함께 나타났으나 최근 랠리는 소수의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AI 수혜주도 더 이상 강세 기조를 이끌고 가기가 힘들 수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28일 장 마감 후 오픈AI는 안전성을 이유로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었던 차세대 AI 모델인 GPT-6.1 아스트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최근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것이다. 이같은 속도조절론이 반도체를 비롯한 AI 수혜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술주가 언제까지 국채수익률 상승세를 감내하며 강세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주일 후부터 시작되는 3분기 어닝 시즌이 다시 한번 기술주에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10월 말 FOMC에서의 금리 결정과 11월3일 중간선거가 변수라는 의견도 있다.

올 3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연준의 통화정책과 정치 구도의 변화, 이와 관련해 국채수익률 추이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관계가 잠재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29일엔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콘퍼런스 보드의 9월 소비자 신뢰지수와 노동부가 집계하는 8월 구인 규모가 발표된다. 오후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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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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