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서 식당 직원이 고가의 명품 가방에 와인을 흘렸다는 손님의 주장을 두고 식당 측이 통화 녹음과 CCTV(폐쇄회로TV) 등 반박 자료를 공개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대만 TV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업체 CEO(최고경영자) A씨는 지난 5월18일 지인 3명과 함께 타이베이에 있는 고급 식당 '우시고로S'를 방문했다.
당시 A씨는 와인 2병을 직접 가져갔으며 식당 직원이 와인을 따라주는 과정에서 자신의 에르메스 가방에 와인 2~3방울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해당 가방의 가격은 93만 대만달러(한화 약 4000만원)에 달한다. A씨는 가방에는 와인 얼룩이 선명하게 남았으며 물티슈로 닦아내는 과정에서 주변으로 얼룩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A씨는 SNS에 "당시 매장 매니저가 곧바로 찾아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식당 측에서 먼저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방을 프랑스 본사에 보내 복원을 의뢰했으나 완벽한 복구가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가방을 배상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며, 식당 측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푸진수 그룹이 지난 12일 통화 녹음과 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식당 측이 공개한 통화 녹음에는 A씨가 식당 측에 "가방값을 부담해 달라"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녹음에서 A씨는 "식당 측이 가방값을 부담하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원이 가방 가격을 묻자 정확한 금액을 말했고, 같은 가방으로 보상받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CCTV 영상에서도 A씨의 주장과 다른 정황이 확인됐다. 식당 측에 따르면 A씨는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야 가방에 묻은 와인 얼룩을 발견했다. 그러나 A씨가 자리를 비운 약 3분 동안 식당 직원이 해당 룸에 출입한 기록은 없었다. 또 A씨와 동행한 일행 중 직원이 가방에 와인을 흘리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룸 내부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실제로 누가 가방에 와인을 묻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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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측은 현재까지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직원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룹 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향후 법적 분쟁에 대응하기로 했다.
식당 측의 반박 자료가 공개되자 온라인 여론도 달라졌다. 누리꾼들은 "직원이 와인을 흘리는 모습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왜 직원 잘못이라고 단정하느냐", "화장실에 간 사이 가방이 더러워졌다면 함께 있던 일행은 왜 아무것도 보지 못했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93만 대만달러를 요구한 적이 없다더니 녹음을 들어보니 가방값을 부담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식당이 억울하게 거액을 물어줄 뻔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A씨는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