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본사 피격·항공이용 필수인 국제행사 연기…
빈살만 미래 경제 구상에 차질 불가피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공항을 집중 공격하자 사우디 현지가 혼란에 빠졌다. 석유 중심에서 벗어나 사우디를 국제 경제, 스포츠 중심지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졌다는 평가다.
후티, 사우디 수도 공항 20차례 집중 공격…미국 이용 자제 권고
예멘에서 후티 반군과 전투 중인 사우디 연합군 측은 15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후티 반군이 이달 1일부터 리야드에 위치한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 20차례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연합군 측은 킹 칼리드 공항 외에도 사우디 전역에 위치한 공항들이 후티 반군의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후티 공격으로 19명이 숨지고 36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망자는 대부분 지난 10일 킹 칼리드 공항 피격 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13명이 사망하고 최소 30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군 대변인인 투르키 알 말리키 소장은 "후티 반군의 비겁한 테러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공항 공격은 민간 여행객 수천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캐나다는 이날 사우디 내 자국민들에게 공항 이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가능한 한 육로로 이동하고 항공이 꼭 필요하다면 사우디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 인접 국가 공항을 이용하라는 것. 사우디 당국은 오는 17일까지 킹 칼리드 공항을 폐쇄하기로 했다.

사우디 경제 상징 아람코 피격, 호날두 축구 팀 경기 연기
지난 13일에는 사우디 다흐란에 위치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본사에 후티 반군 미사일이 떨어졌다. 아람코 본사가 피격당한 날 리야드 주거단지에 공중에서 요격된 후티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4명이 부상을 입고 주택 15채가 파손됐다. 이에 수도 리야드의 학교들은 비대면 수업을 개시했다.
공항은 물론 사우디 경제의 상징인 아람코 본사가 피격당했다는 것은 사우디가 후티 반군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군사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지난 2월부터 이란 미사일을 방어하느라 요격용 미사일을 거의 다 소진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안보 불안에 국제 스포츠 행사들은 줄줄이 연기됐다. 테니스 스타 카를로스 알카라스, 노박 조코비치, 알렉산더 즈베레프 등이 참가할 예정이었던 테니스 친선 경기 식스 킹스 슬램 일정이 오는 21~24일에서 12월27~30일로 밀렸다.
축구 프로리그 경기 일정도 대폭 조정됐다. 축구 스타 크리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알 나스르의 15일 경기는 내년 3월로 미뤄졌다. 공항 이용이 어려워 선수단이 11시간에 걸쳐 육로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 되자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최초' 2027년 아시안컵 준비 먹구름
축구계에는 내년 1월 사우디에서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진행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아시아 지역 24개 국가 대표팀이 한 달 간 리야드, 제다 등 사우디 여러 도시에서 경기를 진행해야 하므로 항공 이용이 필수다.
독자들의 PICK
지금 2,178명 읽는 중
아시안컵 대회가 사우디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상징성이 크다. 이번 아시안컵은 이란 전쟁 때문에 지난 4월로 예정됐던 조 추첨식이 두 번이나 밀렸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5일 리야드 회의에서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바레인 출신인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필요하다면 2028년으로 늦출 수 있다"고 같은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