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영국의 자존심 '올 뉴 레인지로버'

[시승기] 영국의 자존심 '올 뉴 레인지로버'

이진우 기자
2007.03.16 14:30

[Car Life] 역대 최고급 모델...눈길·바위 등 험로도 거뜬

랜드로버는 영국 자동차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영국 왕실은 이미 1950년대부터 여왕이 우방국을 방문할 때 랜드로버를 공식 의전차량으로 이용해 왔다. 99년 방한했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랜드로버를 타고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을 정도다.

랜드로버란 브랜드 자체가 사실상 영국 정통 SUV 브랜드로서의 '전통과 권위'를 상징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랜드로버 모델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레인지로버는 첨단기능과 고급스러움을 더해 '사막의 롤스로이스'란 별명까지 갖고 있다. 거친 사막 등 험로를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파워를 갖췄으면서도 최고급 사양을 통해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랜드로버가 지난해 말 국내에서 출시한 '올 뉴 레인지로버'는 세계 최초의 럭셔리 4륜구동 SUV인 레인지로버를 한층 더 강하고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 시킨 2007년형 모델. 그래서인지 이 차에는 늘 '역대 레인지로버 중 가장 OOO한 모델'이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일단 엄청난 덩치에 투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박스형의 육중한 외관이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과연 운전대를 잡고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

하지만 막상 차에 오르면 부담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섬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첨단 장치가 위력을 발휘한다. '역대 레인지로버 중 가장 세련되고 럭셔리하며 파워풀 한 모델'이란 회사측 설명이 언뜻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역대 랜드로버 중 가장 출력이 높은 수퍼차저 4.2리터 V8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이 무려 400마력에 달한다. 이 수퍼차저 엔진은 모든 회전영역에서의 고른 출력을 바탕으로 단 7.5초면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 이쯤 되면 스포츠 세단 못지않은 민첩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오르막, 내리막길은 물론이고 굽은 커브길에서까지 주위 차량이 순식간에 뒤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육중한 덩치에 놀라 속도를 줄였나 보다" 생각했지만, 실은 엔진성능에서 뒤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인 듯 했다.

이 차는 뿐만 아니라 이처럼 놀라운 가속력을 제어하기 위해 고성능 4피스톤 브레이크를 앞바퀴에 장착, 제동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랜드로버가 특허를 갖고 있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도 이 차의 자랑거리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다이얼형 버튼을 통해 △일반 도로 △빙판이나 눈길 △진흙 △모래 △바위길 등 도로 여건에 따라 다른 주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주행 중 느껴지는 소음도 기존 레인지로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수퍼차저 엔진 특유의 소음을 크게 개선했고 에어컨에서 발생되는 소음도 6데시벨(dB)로 낮췄다. 또 이중접합유리(라미네이트 글래스)를 장착해 공기 저항으로 인한 바람소리도 줄였다.

이밖에 안전한 후진 주행과 주차를 위한 후방 감시 카메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등 명품 SUV에 걸 맞는 다양한 편의 장치들이 편리한 주행을 도와준다. 위성DMB, 위성DVD 내비게이션, 하이브리드 TV 및 블루투스 카폰 시스템 등도 기본으로 달려 있다.

하지만 1억4500만원(부가세 포함)에 달하는 가격과 상대적으로 불리한 연비, 국내 도로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육중한 유럽형 스타일의 외관은 아무래도 좀 부담스럽다. 그 어느 브랜드보다 로열티가 강하다는 '랜드로버 매니아'거나 그들로부터 차를 적극 추천 받은 사람들이 아니면 선뜻 택하기가 좀 망설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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