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막힌 공급망 해법 韓서 찾는다…전력·에너지 설비 '러브콜'

英막힌 공급망 해법 韓서 찾는다…전력·에너지 설비 '러브콜'

권다희 기자
2026.02.10 05:30

[인터뷰]롭 길버트 GBE 공급망 담당 국장

롭 길버트 GBE 공급망 담당 국장/사진제공=주한영국대사관
롭 길버트 GBE 공급망 담당 국장/사진제공=주한영국대사관

"공급망 중에서도 대규모 철강 사용이 필수적인 부문과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의 실질적인 협력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면 영국 시장에서는 제약이 큰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에너지 공기업 GBE(Great British Energy)의 롭 길버트 공급망 담당 국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에너지 공급망 부문에서 한국과의 협력 분야를 이렇게 꼽았다. 영국 노동당 출범 후 지난해 신설된 GBE는 1990년대 초 영국의 전력산업 민영화 후 처음 만들어진 에너지 공기업이다. 국내 매체가 GBE 관계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2030년 무탄소 전력 95% 목표…수십년만에 공기업 세워 본격 실행

영국은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빠르게 낮추는데 성공한 국가다. 영국의 해상풍력 발전단가는 2010년대 초반 대비 절반으로 떨어져 신규 가스복합발전 대비 40~60%, 신규 원전(현재 건설 중인 힝클리 포인트 C 기준) 대비 55~60% 저렴해졌다. 경제성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가 급증하며 영국은 현재 전력의 약 63%를 무탄소 전원으로 생산하고 있다. 대신 이제 만들어진 전력을 연결할 수 있는 전력망과 제조 기반의 병목을 해소하는게 핵심 과제다. 2030년까지 '무탄소 전력 비중 95%'라는 야심찬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영국이 겪고 있는 공급망 병목은 송전 설비부터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짓는 구조물 전반에 걸쳐있다. 길버트 국장은 같은 날 앞서 열린 영국 정부·GBE 주최 설명회에서 "2~3년 전부터 변압기와 변전소, 케이블, 터빈, 타워, 모노파일 등 풍력단지 조성에 필요한 거의 모든 구성 요소에서 제약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병목이 더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BE가 공급망 병목 해소를 시급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건 자금 집행 속도에서 드러나고 있다. 공급망 투자·보증 규모를 10억파운드(한화 약 2조원)로 발표한 후 이 중 3억 파운드 규모의 공급망 펀드를 지난해 12월 출범해 이미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길버트 국장은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있어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영국 '클린파워 2030' 위한 재생에너지 목표 설비용량/그래픽=임종철
영국 '클린파워 2030' 위한 재생에너지 목표 설비용량/그래픽=임종철
정부 돈 2조원 마중물로 30조원 민간 투자 유치 목표

GBE의 투자 방식은 기존 산업 보조금과 다르게 지분 투자 방식을 기본 구조로 삼고 있다. GBE가 주주로 참여해 기업의 위험을 분산하고 금융 접근을 쉽게 한다는 구상이다. 길버트 국장은 "과거에는 영국 공공 금융 구조가 상당히 분절돼 있었지만 현재는 GBE, 국부펀드인 NWF, 크라운 에스테이트(왕실 자산 운용), 스코틀랜드 국립투자은행과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공장을 짓는 기업들이 더 많은 자본에 접근할 수 있게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GBE는 10억 파운드를 포함한 공공 자금을 마중물로 2030년까지 최대 150억 파운드(약 30조원)의 민간 투자를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길버트 국장은 "공장 개소식만 하고 손을 떼는 주주가 되고 싶지 않다"며 "GBE는 투자한 기업들이 영국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주주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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