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한·EU FTA 타결 두려워"

가구업계 "한·EU FTA 타결 두려워"

김유림 기자
2009.04.07 08:21

국내 가구업계가 한·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둘러싸고 고민에 빠졌다. 협상이 타결되면 질좋고 디자인이 뛰어난 유럽산 가구가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국내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정부정책은 국내 가구업계에 배타적이어서 이들 제품과 경쟁할 만한 제품력과 디자인력을 개발할 수 있겠느냐는 자조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6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EU FTA가 최종 타결되면 스웨덴가구 이케아가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케아는 벌써 몇년 전부터 국내 진출설이 나돌았지만 이번에 FTA가 타결되면 사업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만큼 국내시장 진출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 외에도 가구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유럽산 가구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라면서 "국내 가구업계가 경쟁력을 유지할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정책이 국내 가구업체들에 지나치게 배타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올들어 정부는 '중소기업 살리기' 명분으로 정부의 가구조달 입찰에서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배제했다.

지난 2월에는 가구 주요 원자재인 파티클보드(PB)를 둘러싼 합판업계와 가구업계의 분쟁에서 합판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합판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3월 태국과 말레이시아 PB 메이커들이 덤핑가에 국내에 PB를 수출해 피해를 입었다며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관세 부과를 제소했다. 무역위원회는 동남아산 PB에 7.67%의 반덤핑 관세를 앞으로 5년간 부과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문제는 가구를 완제품으로 들여오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가구업체들이 가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에는 관세 8%에 반덤핑 관세 7.67%까지 부과되는데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들여온 가구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가구업체 관계자는 "가구업체들을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면서 "국내 가구업체는 1위인 한샘 매출이 5000억 원을 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작은데 모든 업체를 영세화하려는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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