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차 없는 현대차 점유율 하락세… 판매노조 조기출시 요구 서명운동도
"신차가 없는데 어떻게 차를 잘 팝니까?"
서울 강북의 현대차 영업소 사원 김 모(33)씨는 지난주 계약을 눈앞에 둔 고객을 놓쳤다. 당초 '투싼ix'를 사려고 했던 고객이 맘을 바꿔 기아차의 신차 '스포티지R'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달 초 '쏘나타'를 타진하던 고객이 'K5'를 선택한데 이어 벌써 두 번째 바람을 맞은 셈이 됐다.
경쟁사의 '신차 효과' 때문에 고객을 놓치는 현대차 판매점 직원들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471,000원 ▲5,500 +1.18%)의 올 1분기(1~3월) 내수 시장점유율은 48.1%로 작년 같은 기간(50.5%)보다 2.4% 포인트 하락했다. 전 분기(49.8%)와 비교해서도 1.7% 포인트 줄었다.
반면 같은 그룹인 기아차의 경우 K7과 스포티지R 등을 출시에 힘입어 점유율이 작년 4분기 28.5%에서 올 1분기 30.1%로 1.6% 포인트 늘었다.
르노삼성도 대표모델인 '뉴SM5'가 1만5000여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올 1분기 전년 대비 3%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11.9% 내수 점유율을 달성했다.
현대차가 이달 출시 이후 처음으로 '쏘나타'를 할인해주고 '그랜저' 등 주요 모델들의 할인 폭을 늘린 것도 이 같은 내수 점유율 하락 때문이다. 이번엔 판매실적에 직접 영향을 받는 판매 노조가 사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직영 판매영업점 사원들로 구성된 '현대차 노조 판매위원회'는 최근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사측에 '아반떼'와 '그랜저' 등의 신차 조기 출시를 요구키로 했다.
판매위원회는 현재 6800여명의 소속 조합원들에게 '신차 조기 출시 촉구 전 조합원 연대서명'을 받고 있다. 현대차 판매 노조가 사측에 신차 조기 출시를 요구하는 서명서를 제출하는 것은 노조 설립 후 처음이다.
노조 판매위원회 관계자는 "작년말 'K7'을 시작으로 '뉴SM5'와 '스포티지R' 등 경쟁력 있는 자매사(기아차)와 타사 신차들이 쏟아지면서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8월 출시 예정인 준중형차 아반떼의 경우에는 이미 개발이 끝난 만큼 출시시기를 앞당겨도 문제가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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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올해 신차 출시를 최대한 분산시켜 판매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상반기에는 '기아차', 하반기에는 '현대차' 순으로 신차 출시 시기를 조율했다. 기아차는 3월 스포티지R, 5월 K5, 8월 포르테 해치백을 내놓고 현대차는 8월 아반떼를 시작으로 11~12월께 '그랜저'와 '베르나'를 선보인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를 신차 없이 버텨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출시는 제품(자동차)뿐만 아니라 시장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는 만큼 당장 차가 안 팔린다고 무작정 신차 출시를 앞당길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전체 판매사원의 10%에 이르는, 월 1대의 차도 못 파는 직원들이 분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