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신경영 17년 "낡은 것 버리고 새로움 창조"

이건희 신경영 17년 "낡은 것 버리고 새로움 창조"

오동희 기자
2010.06.07 13:43

(상보)사내방송 통해 김순택 부회장, 최지성 사장 등 창조-소프트 경쟁력 강조

↑지난 1993년 6월 7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 주요 계열사 임직원을 모아놓고 변화와 품질경영을 강조한 신경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993년 6월 7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 주요 계열사 임직원을 모아놓고 변화와 품질경영을 강조한 신경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한 가운데, 삼성의 체질변화에 일대혁신을 가져온 신경영(일명 프랑크푸르트 선언) 17주년을 맞은 7일 삼성은 '변해야 산다'며 '신경영의 초심'을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신경영 17주년을 맞아 12분짜리 사내 기획 방송 '신경영의 초심'을 통해 글로벌 위기 속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미래를 준비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위기의 시대..신경영의 재음미'라는 부제의 이날 사내방송에서는 "변해야 산다. 어느 기업이든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 초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어느 시대에나 평범한 논리가 지금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결국 최고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며 "위기의 시대 우리 삼성의 신경영을 재음미해보자"며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고 했던 당시의 사진 영상자료와 '무선전화기 화형식' 등의 자료를 소개했다.

사내방송에선 또 "글로벌 기업의 경영위기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라고 반문한 뒤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신경영이 해답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획방송에는 김순택삼성전자(188,200원 ▼3,400 -1.77%)부회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CEO) 등 삼성 경영진의 각오도 전달됐다.

김순택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은 항상 10년, 20년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신사업 추진 계획에는 삼성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 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친환경 관련 사업이나,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사업은 환경 보존의 의미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인다는 큰 뜻도 있기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지성 사장은 "삼성전자는 그 동안 브랜드,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특히 '밀라노 디자인 전략회의'를 계기로 TV, 휴대폰 등에서 세계 일류로 도약했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기존 하드웨어, 디자인 등의 강점에 삼성만의 소프트 경쟁력과 컨버전스 역량을 배가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줌으로써 지구촌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노인식삼성중공업(27,600원 ▲400 +1.47%)사장도 "지금도 사소한 품질로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입는 경우가 있다"며 "품질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신경영이란 지난 1993년 사내방송을 통해 삼성 세탁기의 불량소식을 접한 이건희 회장이 양(量) 경영을 중시하는 당시 경영진들을 질타하고, 질(質) 위주의 경영으로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93년 6월7일 당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핵심 경영진을 소집해 이를 공식화했다.

이 회장은 당시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은 잘해봐야 1.5류"라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을 하면서 당시 변화를 갈구하던 시대에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삼성은 신경영을 통해 이후 질 중심의 고속성장을 일궈왔고,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신경영 이전인 1992년 삼성그룹의 매출은 35조7000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00조원 가량으로 5.6배 성장했고, 순이익도 같은 기간 17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현재 삼성의 해외 지법인도 500여개로 늘어나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췄고, 삼성의 브랜드 가치도 세계 19위로 급성장했다. 그 밑바탕에는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신경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삼성 내외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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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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