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도체장비株의 '귀환'과 씁쓸함

[기자수첩]반도체장비株의 '귀환'과 씁쓸함

강경래 기자
2010.07.02 09:10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3년 만에 순이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반도체 장비기업유니테스트(18,360원 ▼240 -1.29%)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이 회사는 과거 2∼3년 동안 이어진 반도체 경기침체로 2008년과 지난해 각각 156억원과 5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 폐지 직전까지 내몰리는가 하면 오너인 김종현 사장이 경쟁사에 경영권 매각도 추진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그런 유니테스트가 올해 들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13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연간으로도 80억원의 이익을 달성해 흑자 전환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유니테스트 이외 반도체 장비기업들도 업황 회복과 함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하다.미래산업(15,450원 ▼570 -3.56%)은 2008년과 지난해 각각 386억원과 9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34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테스(84,000원 ▼2,600 -3%)도 2008년 90억원과 지난해 77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 80억원의 이익을 내다보는 등 반도체 장비 업종 전반에 걸쳐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하지만 이 기업들의 실적 회복 추이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씁쓸함이 남는다. 4∼5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반도체 경기 특성상 이 기업들이 2∼3년 후에 돌아올 불황에도 올해와 같은 수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기업들은 연간 매출 1000억원 안팎으로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있어 경기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해외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연간 수조원 매출을 꾸준히 내면서 어느 정도 영속성을 확보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전방 소자기업뿐 아니라 후방산업까지 강한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수조원의 매출을 내는 장비기업이 다수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장비기업들과 장비 국산화 및 차세대 장비 개발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 반도체 장비기업 스스로도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2∼3년 후 있을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튼튼한 회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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