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짜리 해외 항공권'의 비밀

'6만원짜리 해외 항공권'의 비밀

기성훈 기자
2010.08.27 07:53

[기자수첩]항공료 못 내리는 저가항공사

"우리도 항공료 내리고 싶죠. 하지만 고객들의 눈높이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가격은 최저를 원하면서 서비스는 최고를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 아닐까요."

한 외국계 저가항공사가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국내 저가항공사의 고위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푸념했다. 최근 항공업계는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의 상륙 계획에 술렁이고 있다.

에어아시아의 장거리노선을 담당하는 에어아시아엑스(X)는 오는 11월 인천-쿠알라룸푸르 취항을 발표하면서 최저가 6만원(이하 편도)의 파격 이벤트 요금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미 마감됐지만 6만원짜리 티켓을 사기 위해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예약 홈페이지와 문의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였다. 평균운임도 기존 항공사보다 평균 20~30% 낮으면서 대형항공사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에어아시아X의 초저가정책은 어떻게 가능할까. 에어아시아X는 기내식, 수하물, 영화 등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해 항공료를 낮췄다. 수하물은(15kg 기준) 2만여원, 처리 수수료는 3만여원, 기내 필수 용품(담요 등) 1만원, 기내식 1만원 등이다. 항공권 가격을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 없는 국내 저가항공사들로서는 마냥 부러울 뿐이다.

국내 승객들은 저가항공사를 타더라도 대형항공사 항공기를 탄 것처럼 모든 기내서비스를 무료로 받길 기대한다. 저가항공사는 서비스를 줄여서 원가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서비스를 줄이면 '항의받기'를 각오해야 한다. 화장실 사용료까지 받는 외국 저가항공사와 비교할 수조차 없다.

이렇다보니 한국의 저가항공사들은 국적 항공사와 가격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갈수록 외국계 저가항공사들의 한국시장 공략은 계속될 것이다. 국내 저가항공사들도 잇따라 해외 취항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각 항공사의 원가절감과 공항이용료 면제·인하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절실한 것은 소비자들의 사고전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국 저가항공사의 유료서비스는 '예스'(Yes), 국내 저가항공사의 유료서비스는 '노'(No)라는 이용객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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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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