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소니 'HW에서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가전업계에 '콘텐츠' 전쟁이 막이 올랐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패드(태블릿PC)와 스마트TV 등 전자기기가 다양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되면서 스마트 미디어 기기 속 '알맹이(콘텐츠)'가 결국 전자업계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이 '아이폰 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핵심이 '앱스토어'에 기반한 콘텐츠였다는 교훈도 전자업계가 콘텐츠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전자기업 콘텐츠 수급 '사활'=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10' 전시회는 과거 '하드웨어 경쟁' 위주에서 '콘텐츠 경쟁'으로 가전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행사였다.
과거 주요 전시관에서 메인이 돼왔던 성능 및 디스플레이 화질 마케팅은 크게 줄어든 반면, 3D TV와 스마트 TV 위주로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인터페이스의 독창성 여부가 주된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여기에 ESPN을 비롯한 상당수 콘텐츠 업체들도 별도의 전시관을 마련해 참가하기도 했다.
이들 전자기업들이 관심을 두는 모델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다. 당장은 기존 주력사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얹힘으로써 경쟁력 확대를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콘텐츠를 사고 팔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수익 사업의 기회를 엿보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같은 듯 다른' 각사별 콘텐츠 전략=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선 구글 앱스토어 등 외부 플랫폼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지만, 스마트TV 부문에서만큼은 초반부터 확실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삼성 스마트TV 콘텐츠 전략은 애플 앱스토어 모델과 유사하다. 각 지역별 대형 콘텐츠기업과 손잡고 주문형비디오(VOD) 등 전문 콘텐츠를 수급하는 것과는 별도로 누구나 자유롭게 TV용 앱을 사고 팔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앱 판매 수익도 개발자와 사업자가 일정비율(7:3)로 공유하는 것도 동일하다.
현재 120여개국에 서비스되는 삼성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유료 앱 수는 현재 40여개 수준(전체 200여개)이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지의 개발자들이 콘테스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라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IFA 행사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한번 유료 앱을 다운받아 사용해 본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유료 앱을 이용하면서 빠르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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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 출시와 더불어 스마트 패드 부문에서도 독자적인 유통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갤럭시탭의 핵심기능인 '전자책 허브'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이미 신문, 잡지, 도서 부문에서 각각 글로벌 콘텐츠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내년부터독자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 애플리케이션을 크게 확대함으로써 향후 스마트폰, 스마트탭, 스마트TV를 아우르는 통합형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비하면 LG전자의 콘텐츠 전략은 선별 취합형에 가깝다. 전문 VOD 콘텐츠 수급을 위해 현재 37개 콘텐츠기업들과 손을 잡았지만, 애플리케이션은 전문 소수 개발사들과의 개별 계약을 통해 진행 중이다.
권희원 LG전자 부사장은 "단기간에 강력한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개발사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며 "현재 3~4곳의 주요 개발사와 손잡고 TV에 최적화된 전문 애플리케이션들을 집중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TV 특성이 스마트폰과 다른 만큼 개방형 생태계보다는 전문 개발사 중심의 콘텐츠 수급이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LG전자는 특히 독자 콘텐츠 유통 플랫폼보다는 이원화된 플랫폼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신익 LG전자 사장(HE사업본부장)은 "하나의 플랫폼으로만 가져가기에는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아야한다"며 "스마트TV 서비스가 시작되는 내년 초까지 독자 플랫폼을 우선 구축하겠지만 이와는 별도로 구글TV 등 개방형 콘텐츠 플랫폼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콘텐츠 유통 서비스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지목했다. 이번 베를린 IFA 2010 행사에서 구글TV 대신 전면에 내세운 자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큐리오시티'가 그것이다.
소니는 유수 영화 콘텐츠기업들과 제휴해 지난 4월 미국시장에 오픈한 '큐리오시티 VOD' 서비스를 영국을 비롯한 유럽 5개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자체 디지털 음악 서비스인 '큐리오시티 뮤직 언리미티'도 연말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큐리오시티'는 소니의 2010년형 TV 제품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비디오, 음악뿐만 아니라 게임, e북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니가 생산하는 전자기기 전반에 걸친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