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 전기차 관심 없나요?"

[기자수첩]"한국, 전기차 관심 없나요?"

김보형 기자
2010.10.12 17:54

최근 개최된 '2010 파리모터쇼'의 화두는 전기차(EV)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슈퍼카 업체들도 전기차를 내놨다. 특히 콘셉트카 개념이 아닌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전기차들도 대거 등장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글로벌 메이커들의 전기차 사이에 소규모 업체들의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그 가운데 프랑스업체 루메네오(LUMENEO)의 2인승 전기차 '네오마'와 1인승 전기차 '스메라'는 디자인이나 완성도에서 완성차 회사들과 대등한 수준을 자랑했다.

루메네오 부스에 들렀을 때 일이다. 당시 차량을 살펴보던 기자가 한국 출신임을 간파한 회사 관계자는 호기심 가득찬 표정으로 "자동차 강국인 한국에 전기차 회사가 몇 개 있느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시범차량으로 1개(블루온)의 전기차를 만들었고 최고 속도가 시속 60㎞ 수준인 저속전기차 회사가 3~4개 있다고 대답하자 그는 "한국은 내연기관차 수준에 비해 전기차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다.

루메네오의 전기차 가격은 2만8000유로(약 4373만원)로 동급 내연기관차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프랑스 정부가 이산화탄소 60g/㎞ 미만 차량에 대해 5000유로를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판매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또 1년에 1000대 이하를 판매하는 소규모 자동차회사들에 대해서는 출시 과정에서 대형 메이커들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새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돕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소형 전기차 업체들까지 지원하는 것은 전기차산업이 배터리와 모터 등 관련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완성차가 전기차를 개발하면 부품도 대기업 것을 이용하겠지만 소규모 회사들은 규모가 비슷한 업체들과 부품을 함께 개발하기 때문에 중소형 전기차회사들이 많이 생기는 게 산업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전기차 등 '그린카 4대 강국'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나 중소 전기차업체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성과를 이어가려면 전기차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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