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린 모릅니다.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은 공항공사 소관이니 그쪽에 알아보세요. 지금은 국감 중이니..."(관세청 수출입물류과 관계자)
"재입찰 공고를 언제 낼지 우리도 모릅니다. 관세청과 협의해야 하는데 연락이나 통보를 받은 게 전혀 없습니다."(한국공항공사 운영계획팀 관계자)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이 유찰된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이들 정부 산하기관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할 뿐,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들의 힘겨루기에 입찰을 희망하는 업체들만 어찌할지 갈피를 못잡고 애만 태우는 상황이다.
앞으로 5년간 김포공항 면세점 임차권리가 걸린 이번 입찰은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호텔과 후발 업체인 호텔신라, 워커힐 간의 3파전이 예상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호텔신라와 워커힐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자동 유찰됐다.
이들이 입찰을 포기한 이유는 공항공사와 관세청이 서로 다른 입찰 기준을 주장하면서 대립하고 있기 때문. 김포공항 면세점 임대권리를 쥔 공항공사는 단독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며 입찰 공고를 냈지만 관세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세청은 공항공사가 사전 협의 없이 입찰을 강행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면세점보다 2배 이상 면적을 늘리면서 단독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배경에는 임대료 수익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복수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으면 특별허가(특허)권을 내주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는 게 관세청의 해명이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관세청이 뒤늦게 '태클'을 걸었다고 항변했다. 이미 김포세관과 협의를 마치고 입찰 공고를 낸 것인데도 관세청이 이를 문제 삼는 것은 허가권자의 횡포라는 것이다.
이같은 힘겨루기 사례는 정부 부처간이나 산하기관 사이에서 심심찮게 볼수 있는 광경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갈등이나 혼선이 벌어졌을 경우 협의를 통해 조속히 조정하려는 의지가 이들 기관에게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 관세청은 '국감 중'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담당 공무원들이 정작 현안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다. 공항공사 담당자들도 관세청에 책임을 미루며 재입찰 일정에 대해선 '나몰라라'하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료주의' 행태의 전형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