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맨유 VIP석 신사들의 쌍욕

[기자수첩]맨유 VIP석 신사들의 쌍욕

박종진 기자
2010.11.03 09:03

 "FuckXXX, SXXX."

 지난달 30일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와 토트넘핫스퍼의 경기가 진행된 영국 올드트래포드 경기장 VIP석에선 차마 들어줄 수 없는 엽기적인 욕설이 난무했다. 대부분 말끔히 차려입은 '영국신사'였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육두문자를 포함한 온갖 소리를 지르며 온몸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 맨유 홈구장 7만6000석엔 관중이 꽉 들어찼다. 스폰서인금호타이어(5,820원 ▼260 -4.28%)의 이름을 따 '금호타이어 빅매치'로 치른 경기는 프리미어리그의 열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인구 120만명의 맨체스터에서 구름관중이 몰린 것도 신기하거니와 이들을 위한 맨유의 갖가지 팬서비스도 놀라웠다. 경기장 내 기념품 판매장엔 온갖 상품이 가득했다. 각종 축구용품은 물론 구단의 히스토리북, 시계, 실내화, 학용품세트에 심지어 칫솔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기념품이 팬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과거 1958년 맨유선수단을 실은 비행기 추락 참사는 하나의 '감동적 위기 극복' 스토리로 정리돼 경기장 곳곳에 관련 내용이 새겨져 있다. 맨유는 매년 해외에서 수천만 명의 팬을 위해 투어경기를 한다. 맨유는 축구라는 상품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얼마나 다양하게 포장할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글로벌 기업이다. 올해 매출만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파트너 기업에 대한 애정도 각별해 경기 전날 금호타이어가 주최한 만찬에는 데이비드 길 맨유 사장이 축국영웅 바비 찰튼 경과 함께 참석했다. 물론 미국 구단주에게 인수된 이후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비판도 있다. 이날 원정응원을 온 3000여명의 토트넘팬은 "USA"를 외치며 맨유를 공격했다.

 하지만 그들의 '고객만족 제일주의'만큼은 한국 기업들이 본받을 만하다고 느꼈다. 경기가 끝나자 욕설을 멈추고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신사들. 그들이 느낀 카타르시스를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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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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