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2010년 11월 서울, 정치와 경제가 만났을 때

[광화문]2010년 11월 서울, 정치와 경제가 만났을 때

오동희 산업부 부장대우 겸 바이오헬스부장
2010.11.12 17:52

공자의 제자 자공이 "정치(政治)란 무엇입니까"라고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가 답하기를 "정치는 백성들의 먹을 양식(食)을 넉넉히 하고, 국방력(兵)을 튼튼히 하면서 한마음으로 (백성들이) 신뢰를 보내주면 잘하는 정치다(足食 足兵 民信之矣)"라고 말했다.

그러자 자공이 재차 묻기를 "어쩔 수 없이 세가지 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맨 먼저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병(兵)"이라 답했고, 또 하나를 버린다면 이라고 묻자 '식(食)'이라고 했다고 한다.

정치에 대한 공자의 이같은 정치관을 자본주의 사회인 오늘날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이론을 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배가 부르면 신뢰도 쌓인다는 신념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많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의 정치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 유지,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역할'로 정의된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토록'하는 것이 권력 획득과 유지, 행사, 질서를 잡는 기본이 된다는 얘기다.

11월11일 서울 역사박물관과 삼성동 코엑스,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크힐호텔에는 전세계의 '정치'와 '경제'가 만났다. 가을 스산한 바람과는 달리 이 곳의 열기는 세계 부국들의 정치인과 경제인들의 치열한 자기주장으로 더 없이 뜨겁다.

전세계 20개국 정상과 최고경영자들이 서로 나뉘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자국의 이익을 위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겠지만, 그 이유야 어떻든 몇십년 전만해도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에서 전세계 국가원수와 기업 총수를 모아놓고 세계 경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준다.

이날 비즈니스 서밋 개막식에 참석하고 바로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참관을 위해 출국하는 이건희 삼성 회장도 김포공항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없었던 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자국 기업인들과 한 목소리로 자국이익에 충실한 모습이다. 한미FTA는 결국 '쇠고기 문제'를 넘지 못하고 합의가 무산되긴 했지만, 우리와 미국은 물론 각국 정치인과 경제인은 한 팀, 한 몸이 되어 서울에서의 치열한 날을 보냈다.

하지만 2010년 가을, 코엑스와 쉐라톤그랜드워크힐호텔을 조금 벗어나 서울 여의도(국회의사당)와 서초동(검찰청)의 모습을 보면 세계 정치, 경제계의 모습과는 다른 한국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연일 터지는 정치인과 경제인이 연루된 '정경유착' 사건으로 정치와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다.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이나 청탁 등은 우리가 G20에 참가한 전세계 정상이나 재계 총수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 가운데서도 우리가 G20을 개최할 수 있었던 계기는 또 한편에서 땀 흘리는 경제인들의 노력의 결과다. 전세계가 알아주는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글로벌 기업들과 노동자들은 피땀 흘려 전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민들의 족식(足食)을 위해 힘써왔고 그 힘을 결과가 G20의 개최다. 경제가 곧 정치인 셈이다.

각국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추구하는 하나의 목표는 자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얻기 위한데 맞춰져 있다. 그래야만 자국민들로부터 '잘하는 정치'의 산물인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번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한국 정치와 경제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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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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