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FPSO 진수,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의 뚝심

세계 최대 FPSO 진수,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의 뚝심

우경희 기자
2011.01.12 17:00

[르포]내홍 딛고 세계 최대 FPSO 성공 건조, 의혹 제기 세력에는 '쓴 소리'

새로 뚫린 거가대교를 관문 삼아 자리 잡은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는 12일 축제분위기였다. 오는 15일 앙골라로 출항하는 세계 최대 규모 FPSO(부유식원유시추저장설비) 파즈블로호(號)의 명명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바다를 향해 불쑥 튀어나온 해양플랜트 전용 안벽에 길게 누운 파즈플로 FPSO의 위용은 압도적이었다. 330m 길이의 육중한 선체의 갑판위에서 추위도 잊고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현장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동복을 두껍게 껴 입은 앙골라 VIP들이 명명식 행사장으로 입장하자 상기된 표정으로 기다리던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현장 임직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앙골라 국영석유사 소낭골(공동선주)의 사장 부인 마나 마리아 다 코스타 올리베이라 여사가 황금도끼로 밧줄을 끊자 선박 이름을 가리고 있던 천이 치워지면서 오색 꽃가루가 하늘을 뒤덮었다.

소회를 밝히는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가늘게 떨렸다. 지난해 자신의 연임로비를 둘러싼 잡음으로 회사가 내홍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세계 최대 FPSO를 성공적으로 진수해 흔들림 없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연임 로비와 관련해 진행되던 검찰 수사는 지난달 23일 '협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남 사장은 명명식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남 사장은 "오일메이저들은 계약에 앞서 윤리적인 문제를 대단히 강조하는데 로비 의혹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아도 `관련이 있느냐`는 식으로 언급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전 정권에서 CEO를 했고 현 정권에서도 CEO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생각의 과정부터 잘못됐다"며 "2009년 3월에 연임 결정되고 바로 그달에 검찰 수사가 시작됐는데 파워가 있어 연임했다면 그렇게 바로 조사를 받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우조선은 주인이 없는 회사가 아니라 주인이 많은 회사"라며 "자기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얘기를 덧붙여 확대된 것이지 (연임로비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수훈은 직원들에게 돌렸다. 남 사장은 "홀어머니들은 자녀를 양육할 때 `아버지 없는 아이'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고 더 신경을 쓴다"며 "나도 `주인 없는 회사' 소리 듣기 싫어 직원들을 더 강하게 독려했는데 직원들이 잘 따라와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명명식이 끝나고 직접 10층 건물 높이의 갑판에 서자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렸다. 선체 뒷부분 거주구(승무원 생활공간)에 서서 앞부분을 보니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FPSO 상부는 정유공장을 방불케 했다. 석유 시추를 전담하는 생산구의 핵심 부품은 바로 어마어마한 동력을 공급하는 발전기. 대당 23MW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 총 5기가 탑재됐다. 5기가 한꺼번에 가동될 경우 거제도 전역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용량이다.

오는 15일 예인선 8척에 매달려 앙골라로 떠나는 파즈플로 FPSO는 이르면 오는 8월까지 후속작업을 마치고 원유를 본격 생산한다. 공동선주사인 토탈사 직원 240명이 상주하며 최소 15년간 매달 6697억원어치의 원유를 망망대해에서 뽑아내게 된다. 이 원유는 아프리카 국가 앙골라가 선진화되는 토대가 될 전망이다.

류완수 대우조선 해양사업부문장(부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설계 및 건조 단계에서 난관이 많았다"며 "다양한 신기술 적용을 요구한 선주사에 부응하기 위해 원유를 서브시(심해)에서 직접 분류(가스 및 수분 제거)하는 기술 등 신기술을 많이 적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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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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