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용선료만 4천억.. 주채권은행 "자금흐름에 문제없다"
국내 대표적 건화물 운송선박(벌크선) 선사인대한해운(2,765원 ▲130 +4.93%)이 배를 빌려준 선주들에게 일괄적으로 용선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벌크선 시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한데다 장기 용선한 선박 가격도 계속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150여척에 달하는 대선 선주 60여사에 일괄적으로 회사 방문을 요청했다. 일부 선주들이 최근 대한해운을 다녀가고 또 다른 일부는 이달 20일께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용선료가 높은 선박들에 대해 선주들에게 가격 조정을 요청했다"며 "비싼 용선료가 회사 수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드 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해외 선사인 이글 벌크(Eagle Bulk)사는 대한해운에 총 7억 달러 이상 선박 13척을 대선하고 용선료는 하루 1만8500~1만885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그리스 영국 일본 선사들과 길게는 10년간 현 시세 대비 비싼 가격에 장기용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선 선사가 대선 선주들을 상대로 일괄적으로 용선료 인하를 요구한 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금난에 봉착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대한해운은 지난 2007~2008년 벌크선운임지수(BDI)가 1만포인트를 넘어설 당시 대규모 용선을 진행했다. 이때 초대형 선박인 10만톤 이상 케이프사이즈 선박 용선료는 20만달러를 웃돌았다. BDI 지수는 지난 14일 1439포인트로 급락했고 케이프사이즈 용선료는 1만달러대로 추락했다.
대한해운이 용선 선박에서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BDI 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어서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대한해운이 계약한 용선료는 2012년까지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황기 대규모 용선은 결국 대한해운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난해 3분기까지 순손실이 1400억원(연결기준)에 달하는 등 2009년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한해운의 분기별 매출원가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000억여원이 용선료로 나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체 매출이 매출원가를 밑돌아 지금과 같이 막대한 용선료를 언제까지 지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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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측은 "대한해운이 현재 보유한 현금은 1200억~1300억원 수준"이라며 "일부의 우려와 달리 자금 흐름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