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라인과 짧은 오버행 역동적 디자인 매력적…163마력 2리터 디젤 힘 넘쳐 합격점

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돼 기동성과 실용성이 높은 해치백차는 세단 중심의 국내 시장에서는 비주류 취급을 받아왔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해치백차의 판매 비중은 15%로 세단(57%)보다 훨씬 적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유럽(54%)이나 일본(44%)의 해치백 판매 비율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전문가들은 '사장님 차'로 시작한 국내 자동차 문화를 주요한 이유로 꼽지만 돌이켜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그동안 탈 만한 해치백차를 내놓지 않은 것도 원인이다. 폭스바겐의 소형 해치백 '골프'가 단숨에 베스트 링카에 오른 것만 봐도 그렇다.
한국GM이 23일 선보인 준중형차 '크루즈5'는 20~30대 고객들만의 전유물이었던 해치백이 충분히 패밀리카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넓은 차체다. 아반떼급 준중형차지만 시각적으로는 중형차를 보는 듯하다. 크루즈5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4510mm, 1790mm, 1475mm로 기아차 포르테 해치백(4340/1775/1460)이나 현대차 i30(4245/1775/1480)보다 실내 공간이 넓다.
또 차체 후드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의 떨어지는 각을 세우고 범퍼와 앞바퀴 축까지의 오버행을 짧게 설계해 역동성을 강조한 점도 합격점이다. 옆면부의 루프라인만 놓고 보면 BMW의 고급 해치백인 'GT'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후면 램프를 차량 측면과 트렁크 리드에 연결한 점도 고급스럽다.
비행기 조종석을 콘셉트로 한 실내는 기존 크루즈와는 큰 차이가 없지만, 스티어링휠(핸들)을 감싼 가죽의 그립감은 좋은 편이다. 해치백답게 트렁크 용량은 413리터로 넉넉한 편이고 트렁크와 뒷좌석을 6대4 비율로 분할해 접을 수 있어 길이나 너비가 큰 짐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크루즈5에는 세단형 크루즈와 같은 1.8리터 가솔린과 2리터 디젤이 들어간다. 1.8리터 가솔린 엔진은 최대 출력 142마력(6200 rpm), 최대 토크 17.8kg.m(3800 rpm)로 직분사엔진을 탑재한 현대차 아반떼(140마력, 17kg.m)와 거의 같다.
시승한차는 2리터 디젤 모델로 주행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힘이 넘친다. 시내 주행은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기죽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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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웅' 하는 디젤 특유의 배기음이 심장을 울린다. 소음은 정차 상태나 저속 주행에서는 귀에 들리지만 시속 100km를 넘어서고 나면 폭발적인 파워 앞에서 거슬리지 않는다. 주행이 가장 많은 구간인 시속 80~100km의 주행감은 매끄럽다.
특히 엔진 실용 역대(1750~2750rpm)에서 36.7kg.m의 토크를 뿜어내 고속 추월 때도 막힘이 없다. 시속 160km 안팎의 고속주행에서도 힘은 오히려 남는다. 안전을 감안해 더 이상 속도를 높이지는 않았다. 핸들링도 민첩한 편으로 액티브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젊은 고객들도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15.9km로 디젤답게 실연비와 차이는 크지 않다.
크루즈5는 자동변속기차량만 있으며 가격은 1.8 가솔린 LT 일반형이 1701만원부터다. 2.0 디젤은 LTZ 일반형 2050만원, 고급형 2236만원이다. 기존 세단형 크루즈 보다는 80만원 정도만 올랐다. 경쟁 모델인 포르테 1.6 해치백 최고급 모델이 1865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