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韓·베트남 경제협력 세미나 가보니… 베트남 매년 6% 성장 "한국을 배워라"

"한국이 60년 만에 무역 규모를 1만 배 성장시킨 비결이 무엇인가요?"
지난 7일 베트남 호치민시 중심가에 위치한 쉐라톤 호텔 3층 그랜드볼룸.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한·베트남 경제협력 세미나'에 참석한 베트남 경제인들은 이런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
발 디딜 틈 없었던 행사장에서 만난 베트남 기업인들은 세계 최빈국 수준이었던 한국이 반세기 만에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알고 싶어 했다. 이들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과 친교를 나누며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우리 기업인들은 하나같이 '선진국과 교역 확대'가 답이라고 했다. 맨땅에서 산업 강국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선진 자본을 들여와 각종 수출 산업을 육성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왕규 무역협회 해외마케팅본부장은 "베트남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부러워하면서, 그 과정을 배우려고 하고 있다"며 "한국식 경제성장을 원하다 보니 우리와 교역 규모도 해마다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베트남은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우리 경제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처럼만 하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51년만 해도 수출입을 합친 무역 규모가 1억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60년 만에 1만 배 성장한 1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출은 지난 1964년 1억 달러를 달성했는데, 지금은 58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당시 우리나라 1인당 GDP는 1000달러도 안됐다. 1970∼80년대를 지나오면서 정부가 주도한 수출드라이브 정책 덕분에 경제가 급성장한 것이다.
베트남도 이처럼 경제 부국으로 우뚝 서고 싶어 한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와 문화적 유사성을 이유로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 똑같은 유교 문화에다 식생활이 비슷하고, 교육열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우리보다 장점도 많다. 인구는 약 1억 명으로 우리 두 배이고, 면적도 한반도의 1.5배에 달한다.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과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베트남은 이를 바탕으로 정부 주도로 최근 5년간 연 평균 6%이상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1인당 GDP는 2007년 834달러에서 올해 1230달러를 내다보고 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14%, GDP대비 국내총투자도 34.2%에 달한다. 우리나라 70년대처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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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최근 경제성장과 더불어 우리와 교역을 늘리고 있는데, '한국형 경제성장'을 베트남의 경제 교과서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베트남은 지난 1992년 우리와 수교를 맺은 첫해 교역 규모를 5억 달러에서 지난해 130억 달러까지 26배 이상 늘렸다. 올해엔 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올해 우리나라의 베트남 수출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윙안녹 베트남 무역투자진흥센터(ITPC) 부국장은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을 제치고 베트남의 가장 큰 투자 파트너가 됐다"며 "두 나라간 무역 금액이 갈수록 안정적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게 우리 베트남 경제 발전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 나라 교역이 늘다보니 이를 지원할 기구가 필요했다. 현지 기업인들은 끊임없이 무협에 지부 설립을 요청했다. 무협은 1년여 준비 끝에 지난 7일 베트남 호치민시에 8번째 해외 지부를 열었다. 무협 호치민 지부는 앞으로 베트남과 우리 경제 교역 확대에 핵심 역할을 할 계획이다.
사공일 회장은 "베트남은 중국의 대체 생산지로 또 아세안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호치민 지부를 통해 두 나라 경제 협력은 물론 아세안 시장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