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 15만원대로 추락한 SKT 미래는?

'황금주' 15만원대로 추락한 SKT 미래는?

이학렬 기자
2011.09.27 05:00

[플랫폼 분할 SKT 새로운 도전과 위기(上)]하이닉스 인수 등 사업다각화 모색

[편집자주] SK텔레콤이 10월 1일로 플랫폼(모바일콘텐츠서비스) 사업영역을 분할한다. 새로 출범하는 기업(SK플래닛)이 기존 SK텔레콤 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연결재무재표로 자회사 실적이 반영된다지만, 당장 SK텔레콤의 내년도 매출은 1조원 가량이 빠진다. 전통적인 음성서비스를 남겨둔 채 미래 신규 비즈니스를 모두 분리한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분리되는 SK플래닛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출 12조원 기업에 '묻어있을'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떠나보내는 SK텔레콤도, 떠나는 SK플래닛도 새로운 도전과 위기의식이 교차하고 있다.

IT붐이 일었던 2000년만 해도 50만원(액면가 500원)을 넘었던 SK텔레콤의 '황금주'가 최근에는 15만원 내외에서 머물고 있다.

SK텔레콤(95,100원 ▼500 -0.52%)을 보여주는 지표는 주가만이 아니다. 2009년 SK텔레콤은 삼성전자 포스코에 이어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직장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조사에서는 국민은행 대한항공 롯데쇼핑 신세계 한전 등에 밀리면서 CJ제일제당과 함께 공동 8위에 그쳤다.

최근 열린 SK그룹 대학생 취업설명회에서는 SK에너지보다 문의하는 대학생이 적은 수모(?)를 겪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전에는 문의하려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최근에는 다른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와 취업시장이 회사 미래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동통신 시장의 1위 기업인 SK텔레콤에 대한 이런 반응은 이 업종이 더 이상 장밋빛 미래를 담보하고 있지 않아서다.

실제로 가입자가 정체되면서 SK텔레콤은 2004년 이후 매년 5%도 성장하지 못했다. 매년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과 꾸준한 요금인하 압박으로 영업이익률을 하락추세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읽힌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톡 같은 좋은 서비스를 막는 나쁜 회사라는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살아남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단순통로(덤파이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고 토로했다.

성장 동력으로 키웠던 플랫폼 사업을 분사하면서 SK텔레콤의 고민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에 남은 사람들도 이제는 생각이 바뀐 눈치다. 불확실하지만 플랫폼 회사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반면 SK텔레콤은 장기적으로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은 일이 잘한 일인가'라는 회의가 든다.

서비스회사인 SK텔레콤이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하이닉스라는 제조업체를 인수하려는 것도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직원 중에는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그쪽으로 자리를 옮길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하이닉스는 인수는 의미 있는 사업다각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SK텔레콤이 플랫폼 회사 분할을 계기로 단행한 조직개편은 SK텔레콤의 고민이 묻어난다. 중장기 성장 전략 다변화를 위해 기업생산성향상(IPE) 사업의 하나인 '헬스케어팀'을 사업본부로 격상시키고, 육태선 전 IPE사업본부장을 본부장으로 임명, 힘을 실어줬다.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기업모바일데이터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입장에서 SK텔레콤은 수익은 꾸준하지만 성장이 없어 '계륵'같은 존재"라며 "핵심 계열사로서는 성장할 수 없는 것이 꾸준히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더 이상 전통적인 통신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빠르고 과감하게 다른 분야에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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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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