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고민이 많다"··"압수수색과는 무관"
SK그룹에 대해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작업이 또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당초 10일로 예정된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준비 중이던 SK그룹이 압수수색 이후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더 이상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8일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 여부를 연결짓지는 말아달라"면서도 "이제는 본입찰에 예정대로 참여할 것이라고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SK그룹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28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몫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의 SK가스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오는 10일로 예정된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할 유일한 인수의향자로 거론돼 왔다. 그동안 SK텔레콤은 당초 예정대로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 아래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와 가치평가(벨류에이션) 등의 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경영상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됨에 따라 더 이상 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수조원대 투자를 감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최 회장에게 혐의가 없더라도 실제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단할 수 없는 것이 SK그룹의 입장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진 직후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점도 SK텔레콤이 고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들의 자금을 유용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일단 지금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하이닉스 채권단이 매각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추가 인수의향자를 찾은데 대해 불만을 가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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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SK텔레콤은 지난 7월 STX와 동시에 하이닉스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7주간의 예비실사를 실시했으며 지난 9월 STX가 하이닉스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의 열쇠를 쥐게 됐다.
그러나 당초 지난달 진행될 예정이었던 본입찰이 새로운 인수후보를 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채권단의 주장에 따라 2차례 미뤄진 끝에 결국 오는 10일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