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와 BMW의 '이심전심'

[기자수첩]현대차와 BMW의 '이심전심'

안정준 기자
2011.11.10 06:45

"차량과 무선통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현대자동차가 우리보다 앞선 것은 사실입니다."

BMW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담당자의 말이다. 지난달 BMW가 독일 뮌헨에 위치한 연구·개발(R&D)센터에서 텔레매틱스를 비롯, 조명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상황을 전세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다.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해나가는 BMW지만 텔레매틱스분야만큼은 현대차의 위상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그렇다.현대차(531,000원 ▼25,000 -4.5%)는 지난 7월 텔레매틱스 기술이 적용된 제품인 '블루링크'를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지금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텔레매틱스의 '표준화' 작업에도 나섰다.

사실이 그럴지언정 이를 인정하는 게 BMW로선 쉽지 않았을 것이다. 토비아스 한스 BMW i총괄은 "미래기술 개발상황을 전세계 기자들에게 알리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점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겸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일류 브랜드의 '여유'가 바탕이 됐기에 이 같은 겸손도 가능했을 테다.

현대차는 어떨까. 현대차는 최근 남양기술연구소를 기자들에게 최초 공개하고 자사와 세계 유수의 명차들을 비교 전시하는 'R&D모터쇼'를 개최했다. 주요 경쟁차종을 분해하고 분석한 뒤 품질의 개선점을 찾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줬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신기술의 이해, 그리고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R&D진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한 지적을 듣기도 했다. 두 행사 모두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감히 생각하기 어려운 이벤트다. "우리의 품질을 인정해달라"는 조바심이 어느덧 "직접 비교해 보고 판단하라"는 '여유'로 바뀐 셈이다.

물론 소비자의 작은 목소리라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겸손'이 없었다면 이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힘들다.

90년 역사를 지닌 BMW의 겸손과 여유를 쉰살이 채 안된 현대차의 그것을 동급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다만 현대차가 세계 최고의 명차를 만드는 BMW와 닮은 구석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차의 수준이 세계 최고에 가까워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사상 최대 판매량이나 사상 최대 순익보다 현대차의 미래가 밝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현대차가 BMW의 '칭찬'조차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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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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