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재계판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SK그룹은 1위 삼성그룹에 이은 2위 현대·기아차그룹을 맹추격하며 확고한 재계순위 '3위' 자리를 확보할 전망이다.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기업집단 자산순위'를 보면 삼성그룹이 230조9000억원으로 1위였고 현대·기아차그룹이 126조7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3위와 4위는 각각 SK그룹(97조원)과 LG그룹(90조6000억원)이 차지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하이닉스의 자산총액은 17조5000억원. SK텔레콤이 이를 인수하게 되면 SK그룹의 총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LG그룹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뿐 아니라 현대차와 2위 경쟁에 나설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그룹의 약진을 고려할 때 SK그룹이 단기간에 현대·기아차그룹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제조업 및 해외사업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SK그룹의 성장과 함께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높아졌지만 여전히 '삼성-현대차-LG'라는 인식이 많다"며 "하이닉스 인수는 이런 구도를 깨고 SK그룹에 대한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SK그룹이 하이닉스를 품은 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후 어려움을 겪은 것 처럼 SK그룹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다. 재무건전성 확보와 시너지 가시화 등을 서두르지 않을 경우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 본입찰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충분한 사업 검토를 토대로 한 만큼 자신감은 충분하다"며 "그룹 계열사들과의 사업 시너지도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