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주식이 비지떡? "편견 버리세요"

싼 주식이 비지떡? "편견 버리세요"

오정은 기자
2011.12.07 13:52

[인터뷰]로우 프라이스 펀드 산파 장득수 현대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 전무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누구나 아는 주식투자의 첫째 원칙이다.

하지만 싼 주식 이라고 저평가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싼 주식은 '비지떡'인 경우가 많다. '로우 프라이스 펀드'는 싼 주식에 먼저 손이 가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싸지만 가치있는 주식을 발굴하겠다며 등장한 펀드다.

안전한 우량주를 선호하는 자산운용사로서는 독특한 이 펀드를 기획한 장득수(49)현대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 전무는 리서치와 운용 양 부문에서 두루 신뢰를 쌓은 베테랑이다. 저서 '증권시장의 유혹'(1998), '투자의 유혹'(2006년)은 증시의 역사와 교훈, 투자원칙을 쉽고 재미있게 망라한 증시 필독서.

"한 종목에 이른바 '몰빵'을 하고, 추격매수에 나서고 이래저래 손실만 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걸 찾다가 나온 겁니다."

장전무는 '로우 프라이스 펀드'를 기획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장 전무는 지난 2003년 신영증권 압구정 지점에서 일했던 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강남아줌마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자 주식시장은 끝이라며 주식을 관뒀다. 중국발 사스와 SK글로벌 분식회계로 주가가 500까지 빠졌을 때였다. 그리고 3년뒤 주가지수는 2000을 돌파했다.

"개미 투자자들은 냉장고를 살 때는 이모저모 따져보지만 주식을 살 땐 알아보지도 않고 1억원 어치 지릅니다. 객장에서 다른 사람이 산 종목이 오르면 사고 싶어져서 같은 종목을 사게 되고, 결국 함께 망하는 거죠"

장 전무의 고민은 지난 4월 마침내 '로우 프라이스 펀드' 출시로 현실화됐다. 이 펀드는 주가가 1만5000원 미만인 절대값이 싼 주식을 80% 이상 담았다.

"개미 투자자들은 싼 주식을 많이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삼성전자 1주 들고 있는 것보다 1000원짜리 종목을 1만주 사면 배부른 느낌이 들죠"

하지만 무조건 싼 주식을 담는 건 아니다. 싸지만 성장성이 큰 주식을 담는다.

"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에 대한 모든 정보는 매일 알려지지만 중소형주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어요. 그래서 개인 투자는 더 어렵습니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의 도움이 필요한 영역인거죠"

로우 프라이스 펀드는 상승장에선 실적이 부진했지만 8월 급락장이후 두각을 나타냈다. 자동차, 화학, 정유 같은 기존의 주도주들의 기세가 꺾인 반면 저가 우량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4월 설정 이후 1일까지 수익률은 7.8%로 코스피 지수 등 벤치마크 지수를 앞지르고 있다. 편입한 대표 종목은STS반도체(6,420원 ▲140 +2.23%),한샘(38,950원 ▼100 -0.26%),베이직하우스(2,165원 ▲20 +0.93%),영원무역(79,700원 ▼1,000 -1.24%)등이다. 영원무역과 STS반도체는 매수 후 각각 79%, 49% 가량 올랐다. 이들 '싼 주식'은 절대 가격이 낮고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권 밖에 있었기에 상승 여력이 컸다.

내년이면 '지천명'이 되는 장 전무의 마음은 복잡하다. 증시의 체질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까지 기다리고 있다. 대선이 있던 해에는 증시가 대체로 좋지 않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락한 증시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실적에 대한 관심을 거뒀습니다. 빨리 먹고 빠지자는 생각으로 투자에 임하고 있는 거죠.안철수연구소(59,700원 ▲100 +0.17%)의 주가 움직임을 보세요. 유력 대선후보가 대주주인 기업이 상장돼 있는 경우도 처음이기 때문에 개미 투자자들은 더 불나방처럼 뛰어들 겁니다"

20대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30대는 열심히 일하고, 40대는 돈을 벌어 50대에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었다는 장 전무는 고령화 때문에 이 계획을 10년씩 미뤘다고 웃으며 말했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도 일반 투자자들을 많이 만나야합니다. 누구의 코 묻은 돈일지 모르는 돈이 펀드로 들어오는데, 운용을 하기 위해선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장득수 전무는 지난 1988년 신영증권 조사부에 입사, 증권업계에 첫 발을 디뎠다. 1999년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2004년 태광투신운용 자산운용본부장, 2006년 슈로더투신운용 전무를 거쳐 지난해부터 현대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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