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실패'와 기업의 리스크

김용민의 '실패'와 기업의 리스크

유현정 기자
2012.04.12 18:55

[기자수첩]

19대 총선에 나섰던 후보들 가운데, 선거 판세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을꼽으라면 민주통합당의 김용민 후보가 1순위로 꼽힐 것이다.

'나꼼수'로 세상을 뒤흔든 그는 '파트너'인 정봉주 전의원을 대신해 선거에 나섰다. 초반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그가 던졌던 말들이 부메랑이 돼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총선 결과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지만, 그가 던졌던 여성, 종교, 특정 계층 등에 대한 '막말'이 많은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공든 탑이 우르르 무너지는 '재앙'은 기업들 역시 늘 안고 있는 리스크이다.

혜성처럼 등장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시장을 휩쓴 제품일지라도 한순간에 이미지가 망가지고 퇴출되는 비운을 맞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의 이미지를 망치는 요인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기업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달 한 포럼 행사장에서 만난 재계 고위 인사는 "회사 내 직원들 간 화합에서부터 직간접적인 소비자들과의 일치감까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부쩍 많아진 B2B기업의 이미지 광고도 이런 맥락을 잘 설명해준다.

지난 달 박용만 회장으로 그룹 총수가 바뀐 두산그룹은 어떤 문화도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 문화를 키워나갈 것을 다짐했고, 포스코는 얼마 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백서'를 발간했다.

기업들은 너와 나를, 노(勞)와 사(使)를, 기업과 소비자를 구분해서 편을 가르는 행위가 초래하는 갈등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떤 기업이 저렴하고 품질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낸다 하더라도 자사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발생한다면 곧바로 보이코트에 들어가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래서 근로자는 '가족'이고 협력사는 '패밀리'다.

다시 정치얘기로 돌아가서, 김용민 후보는 자신들이 내뱉었던 막말이 자신을 지지하는 '팬'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안겼을지 모르지만, 헤아릴 수 없는 '적'들을 양산해냈다.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감시, 질타의 본질을 이해하더라도, 표현 방식이 좀 더 성숙했더라면 이번 총선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가정이 지나친 억지는 아닐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