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과천정부청사 국토해양부 기자실. 국토부가 KTX 경쟁도입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 정부안을 발표했다.
생소한 용어가 눈에 띄었다. '저비용(저가) KTX'. 마치 제주항공, 에어부산 같은 저비용항공사(LCC) 명칭을 차용한 것 같다.
그러면서 정부는 '평균 20% 운임인하'를 내세웠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임이 대형항공사의 70~80% 수준인 것과 비슷하게 들어맞았다.
정부는 RFP에 코레일 대비 10% 운임 인하에 5% 추가 인하시 가산점을 주겠다고 명시했다. 가산점 조건은 10% 더하기 5%로 제한을 뒀다. 입찰 경쟁에서 사실상 15% 인하는 결정된 셈이다. 그런데 20% 인하라니. 이건 무슨 말인가.
정부 계산법은 이렇다. 코레일은 2005년 이후 연 평균 물가상승률 3.14%를 웃도는 3.55% 운임을 높여왔다. 이 전제 아래 정부 계산법이 시작된다. 2015년 민간KTX 등장 이후에도 코레일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연 평균 3.55%씩 운임을 올린다. 반면 민간KTX는 운임을 올리더라도 매년 물가상승률보다 무조건 0.5% 낮게 조정한다.
가정을 토대로 국토부는 2015년 이후 민간KTX의 운영권이 주어진 15년간 연 평균 19~23% 운임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쟁체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코레일이 연 평균 3.55%씩 운임을 올릴 수 있을까. 국토부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하지만 코레일이 물가상승률보다 낮게 운임을 올리고 민간 인상폭이 코레일보다 크다면 그 이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첫 출발은 15% 저렴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좁혀질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국토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민간은 코레일보다 절대 운임을 낮아야 한다고 RFP에 조건을 달았다며 민간의 가격경쟁력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여론수렴을 위해 사업자선정 시기를 탄력적으로 가져가겠다는 국토부가 20% 운임 인하가 마치 확정된 것인 양 국민을 상대로 주장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오히려 '정부의 꼼수'라는 비판만 초래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