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차가 추월땐 '삼각형 불', K9 직접 타보니

뒷차가 추월땐 '삼각형 불', K9 직접 타보니

지영호 기자
2012.05.21 10:26

[머니위크]럭셔리 세단 K9 시승기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알려진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차는 K9이었다. 특히 SK엔카의 조사에서는 10%대에 그친 피아트 500, 신형 산타페, 폭스바겐 시로코R 등을 제치고 K9이 33.8%를 기록하며 가장 기대되는 차로 꼽혔다. 9년 만에 선보이는 오피러스 후속모델이라는 점과 그간 호평을 받아온 K시리즈의 완결판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높였다.

그만큼 관심도 뜨거웠다. 지난 2일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신차 출시행사에 12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데 이어 경기도 양양에서 가진 기자시승회에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9일 강원도 양양 쏠비치리조트에서 망상해수욕장까지 왕복 150km의 거리를 시승하면서 기아차의 자신감을 확인해봤다.

 

◆프레스티지석에서 독일차급 성능을 체험하다

K9의 전면부는 기아차 패밀리룩인 호랑이코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인상적이다. 기존 K시리즈 중 가장 잘 어울린다. 헤드라이트는 그릴보다 약간 상단에 위치해 있으면서 보닛과 함께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모습이다.

뒷좌석에 앉아봤다. 사장님이라도 된 듯한 편안한 자세가 저절로 취해졌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음에도 도어잠금이 실행됐다.

실내는 마치 항공기의 프레스티지석을 연상케 한다. 매끄럽고 고급스럽게 디자인 된 천정과 조명, 뒷좌석 각각에 설치된 9.2인치 듀얼 모니터, 통합 조작키가 구비된 암레스트까지 고급스러움이 프레스티지 이상이다.

운전석에 앉았다. 동력 성능은 예상대로였다. 미세한 페달링에 차가 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반응한다. 그렇다고 경박스러운 움직임은 아니다. 대형 세그먼트다운 중후한 움직임이다. 속도는 어느덧 100km/h를 훌쩍 넘겼다. 최고출력 334마력(ps), 최대토크 40.3㎏·m 힘의 최대치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교통법규가 발목을 잡았다.

최고속도는 260km/h에 맞춰져 있다. 실제 250km/h를 확인한 기자도 있다고 하니 한계속도까지 주행도 가능할 듯하다. 고속주행을 할 때도 안정성만큼은 일품이다.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봤지만 불안하거나 흔들림 없는 주행이 가능했다. 게다가 예상했던 속도보다 실제 주행속도가 항상 30~40km/h를 상회했다.

기아차의 비교대상인 BMW 7시리즈나 벤츠 S클래스와 견주어도 성능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그간 기아차가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를 동력성능과 차체 안정성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차량 내부로 풍절음이 들어온 점은 아쉬웠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속도별 소음도를 측정해보니 80km/h일 때의 소음도는 70dB였다. 이후부터 속도가 10km/h 상승할 때마다 소음 역시 2dB씩 커졌다. 혹시나 창문이 닫히지 않았거나 문이 덜 닫힌 상황이 아닌지 몇번이나 확인해봤지만 정상상태였다. 시승이 끝나고 주변 기자들에게 확인해보니 대부분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기자의 시승차에만 국한된 문제로 보였다.

◆항공기 이상의 첨단기능에 또 한번 놀라다

차량의 전면 윈도에 운행정보 등을 띄워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뛰어난 만족감을 주는 사양이다. 운전 중 전방 주시를 하면서도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정보 범위도 기존 수입차 이상이다. 속도 정보를 비롯해 차선이탈경보 등을 알려준다. 내비게이션의 정보 역시 포함됐다. 예컨대 전방 500m 좌회전 표시가 뜨거나 과속단속카메라, 과속방지턱과의 거리 등 각종 도로정보를 차량에 매립된 내비게이션 없이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색감으로 시인성을 높인 점은 덤이다.

탑승자의 안전을 고려한 다양한 기능도 눈길을 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밟으면 시트 하단부에서 진동이 온다. 약하게 설정한 안마기의 진동 수준이다. 기존 수입차가 적용하는 스티어링 휠의 진동이 방향성이 없는 반면 K9은 좌우 구분을 둬 운전자가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느껴졌다.

사이드미러에 빨간색 삼각형의 불이 들어온다면 후방에서 추월하는 차가 있다는 경고다. 주행 중 사각지대에 있어 보이지 않던 추월차량을 후측방 경보시스템을 통해 인지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이 없었다면 아찔했을 상황이었다.

저속이나 주차할 때 모니터는 차량 주변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가까이 보행자가 지나가는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 전·후방은 물론 옆면까지 360도의 시야가 한눈에 들어왔다. 사각지대를 없앤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AVM)이었다.

K9의 숨겨진 기능은 이외에도 많다. 확인할 수 없었지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 시동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유보시스템이나 스티어링 휠의 방향과 차속에 따라 헤드램프가 변하는 다이내믹 벤딩 라이트, 눈길 주행에서 유리한 스노모드 등은 기대되는 기능들이다.

현재 K9의 차량가격은 3.3모델이 5290만~6400만원, 기자가 시승한 3.8모델이 6340만~8640만원이다. BMW 7시리즈와 벤츠 S클래스와는 가격 면에서,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와는 성능 및 기능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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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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