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특근 원하는 현장 직원들

현대차, 특근 원하는 현장 직원들

강기택 기자
2012.05.25 11:28

[기자수첩]

"특근거부 문제는 결코 성급하게 결정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근거부가 직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이뤄진 점은 유감입니다. 냉정하게 우리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1일 현대차 사내 동호회 명의로 이런 내용의 호소문이 배포됐다.

지난 10일 첫 상견례를 갖고 협상에 들어간 노사의 임금협상에서 노조가 사내 폭행사태에 항의하며 '특근거부'를 들고 나온데 대한 사내 직원들의 반발이다.

발단은 지난 17일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참여하려는 비정규직 조합원의 회사 출입을 막던 현대차 경비원과 노조 간부간의 물리적 충돌이다.

노조는 사측이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며 울산공장장의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지회의 정당한 조합활동 등 3가지 조건을 요구하며 지난 주말 휴일 특근을 거부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오는 26-28일에도 휴일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지난 17일 폭행사태의 원인이 ‘하청 해고자들은 지속적인 합의 위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12명의 정규·비정규직 노조원을 고소했다.

이처럼 노사가 폭행사태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휴일특근 거부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폭행사태를 투쟁으로 응징하기 위해' 특근거부를 단행했던 노조 집행부와 현장 노동자들의 인식에는 온도차이가 적지 않다. 사내 동호회 명의의 호소문도 그 같은 분위기를 표출한 것이다.

특근을 중단하게 되면 사측은 그 시간 만큼 생산을 못하게 된다. 19, 20일 이틀 동안 현대차는 7800여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했고 생산 차질액은 출고가 기준 158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사측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특근거부로 인해 일반 조합원들은 1인당 1회에 평균 30만원의 수당을 받지 못했다. 노조원들이 받지 못한 수당을 모두 합치면이 역시 만만치 않은 규모이다. 노조의 집행부와 투쟁논리와 달리 생활인들인 조합원들로서는 적지 않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호소문은 “폭행사태를 더 이상 확대하지 말고 특근거부는 다시 한번 재고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 달라"고 했다. 폭행사건에 대한 '응징'이 노조원 전체의 '생활'을 담보로 할 정도의 무게를 갖는 것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하는 건 현대차 노사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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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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