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심정 삭발, 세금으로 일부 주유소만 혜택"

"벼랑 끝 심정 삭발, 세금으로 일부 주유소만 혜택"

류지민 기자
2012.07.19 10:46

[인터뷰] 김문식 한국 주유소협회장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머리를 깎았습니다"

지난 3월29일 취임한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56)은 취임 3개월만인 지난달 20일 삭발을 했다. 공공기관 주차장에 알뜰주유소 설치를 반대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삭발을 한다고 해서 우리 주장이 무조건 관철되지는 않겠지만 정부의 불공정한 정책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분노와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김 회장의 목소리에는 전국의 1만3000여개 주유소를 짊어진 책임감이 무겁게 실려 있었다. 그가 취임한 후 4개월간 주유소 업계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왔다. 기름값 폭등에 따른 정부 대책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고, 그 선봉에는 '알뜰주유소'가 있었다.

"현재 많은 주유소들이 고사 직전의 상태에 있습니다. 정부의 과도한 경쟁촉진정책과 알뜰주유소 설치로 인해 전국의 주유소 수는 지난해 1만3003개에서 올해 4월말 1만2907개로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빠져 판매이익 4%대에 허덕이고 있는 주유소업계의 상황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거죠"

그는 일부 적자에 시달리는 주유소들은 폐업을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주유소는 다른 업종과 달리 폐업시 평균 1억4000만원의 환경부담금을 내야한다. 이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적자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주유소도 많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취임 이후 주유소협회는 좀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삭발식을 진행한 것을 비롯해 오는 24일에는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알뜰주유소 확대와 대형마트의 기름 캔 용기 판매다.

알뜰주유소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주유소협회 측에서는 '국민의 혈세로 일부 주유소에만 특혜를 주는 정책'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 알뜰주유소가 도입된 곳에서는 기름값 인하 효과가 나타난 곳이 많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유가 위기를 한풀 꺾이게 만들어 준 고마운 정책인 셈이다.

이를 바라보는 김 회장의 입장은 강경했다. 그는 "시장 상황에 역행하는 정부 정책이 즉각 중단되지 않은 경우 생존권 사수를 위한 동맹휴업을 포함해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현재 협회의 행보가 소비자들의 눈에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궐기대회나 동맹휴업을 소비자들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소비자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주유소업계가 붕괴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