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으로 행복 전파하는 '불꽃 전문가'

화약으로 행복 전파하는 '불꽃 전문가'

류지민 기자
2012.10.11 07:34

[인터뷰]여의도 '불꽃축제' 숨은 주역...한국화약 문범석 과장

↑'제10회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기획한 문범석 한화 화약사업부 불꽃프로모션팀 과장.
↑'제10회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기획한 문범석 한화 화약사업부 불꽃프로모션팀 과장.

"대부분의 불꽃축제는 주말에 행사가 열리잖아요. 남들 쉴 때도 일을 해야 하니 관심과 열정이 없으면 이 일을 하기 어렵죠"

지난 6일 한강의 밤하늘을 수놓았던 '제10회 서울세계불꽃축제'의 화려한 쇼 뒤에는 5개월이 넘는 시간을 꼬박 매달려온 한화그룹 화약사업부 불꽃프로모션팀의 문범석 과장(39)이 있다.

8명으로 이뤄진 불꽃프로모션팀은 한화가 주관하는 모든 불꽃축제의 연출과 기획, 영업 등을 담당한다. 지난 6일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한화가 쏘아올린 화약은 총 6만여 발. 문 과장은 이 모든 화약을 어떤 음악에 맞춰 어떤 형태로 쏠 것인지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가 처음부터 불꽃축제와 관련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2000년 한화 화약부문으로 입사해 처음에는 미사일 추진제 연구·개발 등의 업무를 했다. 그러던 중 보유하고 있던 화약류 관리기사 자격증이 계기가 돼 지난 2008년 불꽃프로모션팀에 합류하면서 이제는 '불꽃 전문가'가 됐다.

지난 5년간 문 과장의 손을 거쳐 간 불꽃축제만 해도 수백여 차례. 그동안 불꽃축제의 성격도 많이 변했다. 초기에는 발사관에 화약을 넣은 뒤 도화선에 불을 붙여 터뜨리는 '타상연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하늘에 불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불꽃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

문 과장은 "예전에는 얼마나 많은 화약을 터뜨려 화려한 눈요기 거리를 보여주느냐가 불꽃축제의 수준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화약의 양은 줄어드는 대신 배경음악에 어울리는 불꽃으로 주제에 맞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불꽃축제 공연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불꽃축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1회 때 7만여명이 모였던 서울세계불꽃축제는 10년만에 120만명의 관람객이 즐기는 명실상부한 서울시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불꽃축제만 해도 60~70회에 달할 정도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일 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한 불꽃축제를 일 년에도 수십 번씩 볼 수 있으니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애로사항이 많다. 주말 근무뿐만 아니라 불꽃축제의 특성상 지방 행사나 해외 공연이 많다보니 1년 중 150일 정도는 지방이나 해외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일을 하고 있으니 나중에 천국에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웃는 그의 얼굴에서 불꽃보다 더 빛나는 열정과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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