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계기착륙장치 고장 등 특수상황 부담… 스케줄 변경하기도
아시아나항공(7,120원 ▲20 +0.28%)여객기가 착륙 사고를 낸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 활주로는 아시아나 베테랑 기장들도 이전부터 착륙 임무를 꺼려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날 수 있는 악조건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11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샌프란시스코공항의 28L/R 활주로가 공항계기착륙장치(ILS) 고장으로 활공각지시장치(G/P)와 지시등을 사용할 수 없는 특수 상황이 조종사들에게 공지되자 일부 기장들이 이 공항에서 착륙임무를 맡지 않으려고 비행 스케줄까지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샌프란시스코공항의 활주로 착륙 조건이 한결 열악해지는 셈이어서 부담을 느낀 조종사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공항 착륙이 어렵다는 기장들의 보고가 잇따르자 지난달 14일부터 샌프란시스코행 운항에 B등급 이상인 기장과 부기장이 한조를 이루게 비행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착륙에 부담을 느낀 일부 기장들은 이 공항의 착륙 임무를 맡지 않으려고 일부러 비행 스케줄을 변경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달 중순 인천-로스앤젤리스 노선을 운항하고 샌프란시스코와 앵커리지를 거쳐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의 비행 편성 과정에서 일부 기장들이 욕설까지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기장이 B기장에게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임무를 바꿔줄 것을 요청했지만 B기장이 이를 거절하자 고성이 오간 것이다.
당시 B기장은 "샌프란시스코공항 심야 착륙은 누가 조종한다고 해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정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에다 계기 착륙까지 할 수 없게 되자 아시아나 조종사들 사이에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업무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사고 당시 기종 전환을 위해 관숙비행 중인 훈련 기장에게 착륙을 맡긴 것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아시아나가 회사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했느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아시아나는 사고가 발생한 후 안전관리 중점방안으로 비정밀 공항의 접근에 대해서는 시뮬레이터 훈련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정밀 공항이란 공항 측에서 착륙에 필요한 활공각을 제공해주지 않아 조종사가 알아서 수동으로 착륙해야 하는 공항을 말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항사정이 열악해 착륙 임무를 못하겠다고 조종사가 스케줄을 바꿀 정도라면 평소 조종사 훈련에도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비행 훈련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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