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5일, 제68차 유엔 총회기간 중 소집된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 창도위원회 회의. 미국 뉴욕의 유엔 건물 38층 사무총장 집무실에서 열린 금번 회의는 반기문 총장 취임이후 네 번째 소집된 특별회의로, 폴 카가메(르완다 대통령), 테드 터너(유엔재단 이사장), 줄리아 길러드(호주 전 총리), 등 세계최고의 리더가 참석한 수준 높은 회의였다.
참가국 대표들은 한결같이 2015년 UN MDGs 달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심지어는 불가성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2000년 시작된 UN MDGs는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절대빈곤 및 기아 퇴치, 유아사망률 감소,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 모성보건 증진, AIDS 등 질병 퇴치 등 8대 목표를 채택하였고, 2010년 세계의 빈곤율을 반으로 줄이는 등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2010년부터 각국의 재정위기와 유로존 사태로 ODA(공적 개발원조)가 줄어들고 있어 UN MDGs 목표실현이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몇몇 나라들은 ODA를 유지하거나 늘리고 있지만, 이같은 노력이 절대적인 감소를 상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UN MDGs 창도위원으로 참석하여 한국이 2015년까지 ODA를 GNI(국민총소득) 대비 0.25%까지 늘리기로 한 결정을 알린 것은 매우 뜻깊었다.
이런 배경으로, ODA를 보충하기 위한 ‘창조적 파이낸싱 메커니즘’이 집중 논의되었다. 이는, 국가적 차원의 기금조성 방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빈곤퇴치에 전세계가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2002년 몬테레에 정상회담에서 처음 논의된 창조적 파이낸싱은, 2004년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의 공동 선언문에 따라 2006년 창조적 파이낸싱의 선두그룹이 탄생하였다. 선도그룹은 세가지 중요한 발의에 대한 권한이 주어진다. 즉, 항공권 세금이나 일반 예산에서 기금을 조성하는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국제 자본시장에서 발행된 정부보증채권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국제재정기구(IFFim), 그리고 폐렴 백신의 기증자와 제약회사간의 협력 계약에 기초한 선진시장협약(AMC)이 바로 그것이다. 금번 창도회의에서는, 모든 국제 금융거래에 0.001%를 과세함으로서 ODA 등을 통한 재원조달 방식에서 벗어나 전세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한국에서의 ‘창조적 파이낸싱 메커니즘’은 정부의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정책의 한 부분으로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지구촌 행복 시대'와 맥락을 같이 한다. 2006년부터 한국은 ’개발기금 연대부과금의 선도그룹‘으로 서울에서 세번째 총회를 개최하였으며, 2007년 9월부터 국제항공 여객에게 1,000원씩을 부과하고 있다. 매년 약 150억원이 모여 UNITAID에 기부하였고, 백신과 면역을 위한 글로벌 제휴로 아프리카의 빈곤과 질병 퇴치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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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국회에서는 5년 동안 '글로벌 빈곤퇴치 기여금' 시스템을 확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공항에서 여행객들의 동전을 모아 기금을 조성하자는 취지의 ‘해피 코인즈 이니셔티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한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원조 공여국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은 과거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1950년대 1인당 국민소득 70달러 미만으로 세계 최빈국 한국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를 넘는 나라로 성장하여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난에서 탈피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UN MDGs에 가장 관심을 보인 사람은 빌 게이츠와 멀린다였다.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 부부가 아프리카인들의 식수와 위생시설을 얻고자하는 염원에 가장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다. 지난날 한국의 경제발전을 주도했던 기업들은 이제 초국가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창업주와 2세대를 넘어 3세대 경영체제로 향하고 있다. 역사상 유례없는 빈곤 퇴치국 한국에서 젊은 기업가가 나선다면 세계의 빈곤 퇴치라는 인류 공동의 이익에 누구나 동참할 것이다. 대한민국도 그런 사람을 배출할 때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