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韓 항공산업 메카, 대한항공 테크센터 가보니…

[르포]韓 항공산업 메카, 대한항공 테크센터 가보니…

부산=노경은 기자
2013.12.01 14:31

상주 직원만 2500명, 항공기 정비부터 최첨단 부품 생산까지 '쉴틈 없네'

항공기 중정비 장면(보잉747-400) /사진제공=대한항공<br>
항공기 중정비 장면(보잉747-400) /사진제공=대한항공<br>

정비사 10여 명이 10미터(m) 높이에서 와이어에 몸을 맡긴 채 항공기의 부식과 기체 상태 등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C-체크'라 불리는 작업은 비행기 한대 당 보름 정도, 시간으로는 1만~1만5000시간 가량 소요된다.

지난 29일 찾은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위치한대한항공(23,000원 ▼200 -0.86%)테크센터에서는 항공기 중정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이곳 테크센터에서 500시간 이상 비행한 항공기에 한해 윤활 보충 작업을 하는 'A 체크', 2년에 한번 진행하는 'C 체크', 6년마다 진행하며 새 항공기와 같은 수준으로 정비하는 'D 체크'까지 단계별로 꼼꼼히 살펴본다.

1976년 설립된 테크센터는 여의도공원의 3배 규모에 달하는 73만 제곱미터(㎡) 대지 위에 세워졌고 대한항공 우주사업본부 소속의 직원 2500명이 근무 중이다. 이곳에는 항공기 중정비공장과 민항기제조공장, 군용기공장, 전자보기정비공장 등 모두 4곳에서 각각의 업무 및 연구가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테크센터의 올해 매출이 75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 비해 연평균 50% 이상 성장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2015년에는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납품 위해 테스트만 3년=테크센터 매출의 56%를 차지하는 민항기제조 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가장 먼저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에 납품하는 '샤크렛'(Sharklet)이 눈에 띄었다. 샤크렛은 A320 시리즈 주 날개 끝부분에 장착되는 날개 구조물로 공기 저항을 감소시켜 연료 효율을 3.5% 향상시켜주는 부품이다.

이건영 민항기제조공장 팀장은 "최근 자동화라인을 갖추면서 지난 7월과 8월에는 샤크렛 월간 50대 생산을 달성했다"며 "내년 1월 A320 성능개량 기종인 NEO(New Engine Option) 기종에 탑재할 수 있는 샤크렛을 납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눈을 돌리자 에어버스에 납품하는 A350 화물 출입용 도어인 '전·후방 카고 도어' 테스트 장소가 들어온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작업이 잠시 중단됐지만 개폐 반복 테스트 작업을 20~30만번 시도한 후 고객사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테스트하는 시간만도 3년이 걸린다.

이 팀장은 "동적 구조물은 정적 구조물보다 훨씬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다"며 "수주 만으로도 대한항공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1980년대부터 항공기 구조물과 부품 시장을 개척해왔다. 보잉 737, 747, 777 시리즈와 에어버스 330, 380 시리즈 등에서 사용중인 항공기 날개와 동체, 미익(꼬리날개 한 종류) 등을 설계에서 제작까지 도맡았다.

이외에도 테크센터에서는 보잉의 신형 공중 급유기인 KC-46의 후방동체 구조물인 '테일콘'(Tailcone) 제작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4월 보잉으로부터 올해의 최우수 사업 파트너 시상식에서 최우수 협력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보잉의 B787에 들어가는 후방동체 모습
보잉의 B787에 들어가는 후방동체 모습

◇군용기 정비·무인기 사업 주력=매출의 18% 가량을 차지한다는 군용기정비 사업부문 공장 앞에는 약 5대의 군용기가 정비 중이었다. 활주로에서는 군용기들이 프로펠러 굉음을 내며 이착륙 테스트를 벌이고 있었다. 한국 육·공군 주력기인 '치누크'도 이착륙 테스트를 준비 중이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주한 미 공군이 운영하고 있는 F-15 전투기도 창정비(부품을 낱낱이 분해해 완전 복구하는 최상위 단계의 정비) 중이었다. 하단부에 수만 가닥의 전선을 드러낸 채 앙상한 뼈대만 드러내고 있었다.

이영환 군용기공장 부장은 "사람으로 따지면 엑스레이를 찍고 대수술을 벌이는 작업"이라며 "전투기는 목적에 맞게 좌석이나 골격이 특성화돼있기 때문에 고도의 작업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이어 "1979년 군용기 정비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3500여 대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군용기 뿐 아니라 미국 군용기 등도 정비하고 있는데 미군 군용기의 경우 지금은 대한항공 테크센터가 전적으로 맡아 할 정도로 미군이 우리를 신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테크센터는 앞으로 무인기 연구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운영비용 절감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은 산악지역에는 활주로가 필요 없는 무인 헬기가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부장은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500MD는 가용 비행시간이 2만시간 가량 되는데 7000시간 밖에 비행하지 않아 이를 무인기로 성능 개조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테크센터 관계자는 "2015년 매출 1조원, 2020년 매출 2조원을 내다보고 있다"며 "항공우주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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