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바로 사업이 풀릴 거라곤 기대하지 않아요. 지난 정부에서도 대통령의 인도 순방이나 인도 총리의 답방 때마다 '곧 된다, 된다' 했는데 벌써 9년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지난 16일. 포스코가 인도 오디샤주에서 추진하는 제철소 건립 문제와 관련해 이 회사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싱 총리에게 지지부진한 제철소 건설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긴밀한 협조' 약속을 받아냈다. 정상회담 뒤 박 대통령과 싱 총리는 "큰 진전" "상당한 진전"(advanced stage)이란 말로 흡족해 했다.
하지만 정작포스코(466,500원 ▲49,000 +11.74%)관계자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였다. 포스코가 그러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사실 우리 대통령과 인도 총리가 만나 오디샤주 제철소 건설사업에 대해 얘기를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에 세 차례(2008년 7월, 2010년 1월, 2012년 3월)나 싱 총리와 만나 인도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청와대는 그때마다 "싱 총리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며 외교적 성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현지 주민들의 반발과 환경 문제, 각종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은 거의 진척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우리 정부는 지키지 못할 '공약'(空約)을 남발한 셈이 됐다. 포스코로선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로 끝난 과거 사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소극적인 인도 정부와 현지의 복잡한 정치·사회적 여건 탓이 크지만 우리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 뒤 "인도 제철소 문제가 실질적인 해결국면에 진입했다"고 장담했다. "2022년부터 철강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으려면 확실한 '애프터서비스'에 나서야 한다. 인도 내부 문제라며 '나 몰라라' 할 게 아니다. 적어도 인도 중앙정부와 주정부가 관할하는 행정절차나 광산탐사권 문제는 책임지고 후속 지원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