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지스틱스, 코스피 포기…코스닥 상장 검토

[단독] 현대로지스틱스, 코스피 포기…코스닥 상장 검토

유다정 기자
2014.01.29 06:07

코스피 상장하려면 공모가 기준 시총 4000억 넘어야…미달 가능성 높다는 의견 제기

현대로지스틱스가 코스피시장 상장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고 보고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기업공개(IPO)는 현대그룹이 내놓은 3.3조원의 자구 계획 중 하나이기 때문에 눈을 낮춰서라도 반드시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는 주관사인 KDB대우증권, 대신증권과 협의를 거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실적 결산이 완료되면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할 예정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일반적인 이익 요건으로는 상장이 어렵다. 지난해 3분기 동안 9169억원의 매출액, 2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분법 손실이 커 352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코스피에 상장하려면 최근 사업연도에서 영업이익, 법인세 차감전 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을 내야 한다.

다만 매출액 2000억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이면 적자가 나더라도 상장을 허락해주는 제도가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그동안 여기에 희망을 걸어왔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수요예측을 거쳐 실제 공모가를 산정했는데 시가총액이 4000억원에 미치지 않으면 예비심사의 승인이 취소된다. 상장도 당연히 물거품이 된다.

적자기업인데도 시가총액 요건을 활용해 코스피에 상장한 두산엔진의 경우 증권신고서에 적힌 예상 시가총액이 1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공모가격이 예상보다 조금 낮더라도 시가총액이 4000억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했다. 하지만 현대로지스틱스의 시가총액은 그다지 여유 있는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확실하게 상장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코스닥시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마침 적절한 상장제도도 마련된 상태다. 거래소의 코스닥 시장본부는 몸집이 큰 기업들의 코스닥 진입을 돕기 위해 지난해 2월 대형법인에 대한 상장 요건을 신설했다.

자기자본이 1000억원 이상이거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이면 대형법인으로 지정돼 자본잠식 및 계속사업이익 시현에 대한 요건이 면제된다. 게다가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줄어들고 주관사의 3% 투자의무도 사라져 일반적인 코스닥 기업들이 겪는 각종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자기자본이 2000억원 이상이라 시가총액과 관계없이 대형법인에 속한다. 최근 인터파크INT가 처음으로 대형법인 상장제도를 활용했는데 현대로지스틱스가 두 번째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상장과 자금조달에 대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난해 산업은행을 상대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불발됐고 아직까지 프리 IPO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진행하고 있는 19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400억원 가량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2%를 지닌 최대주주다.

그룹 차원의 의지도 남다르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IPO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상선 외자유치 등을 통해 3200억원 이상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로지스틱스의 IPO를 추진해 대규모 자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시장에 입증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은 로지스틱스 지분(47.67%) 중 일부를 팔고 유동성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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