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900원대도 견딘 '電車군단' 비결은

원/달러 환율 900원대도 견딘 '電車군단' 비결은

오동희 기자, 강기택
2014.04.10 17:03

(상보)삼성, 달러 결제비중 30%로 낮추고 기술 경쟁력 강화…현대차 해외생산 늘려 환헤지

자료출처: 네이버 금융 외환그래프(외환은행 기준) 캡쳐. 최근 5년간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출처: 네이버 금융 외환그래프(외환은행 기준) 캡쳐. 최근 5년간 원/달러 환율 추이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 한때 1030원선까지 위협받으며 '1000원선' 붕괴 가능성이 거론되자 2006년과 2007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원고(원高)'(원화가치 상승) 대응전략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당시 9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는데 상당수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환헤지와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기술선도력 유지 등으로 환율 충격을 견뎌냈다.

2007년 2월삼성전자(190,000원 ▲2,100 +1.12%)의 윤종용 당시 부회장(CEO)은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환율 800원대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에 의존했던 때였다.

그는 "바람이 없어 바람개비가 돌지 않을 때 앞으로 뛰어가면 바람개비를 돌릴 수 있다. 고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 세트와 부품, 세트와 세트간 시너지 효과를 내서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07년 매출 1034억 달러로 국내 기업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 당시 전세계 전자업체 가운데 매출 1000억 달러를 넘은 곳은 지멘스와 HP 뿐이었다. 이 해 원화기준 매출은 98조 5080억원으로 전년보다 15.3% 늘었고, 영업이익은 8조 9730억원으로 같은기간 0.4% 줄어드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는 바람에 4분기(10∼12월) 2000년 이후 처음 본사 기준으로 분기 첫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해 연간 매출은 121조 2940억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영업이익(6조320억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32.8% 줄어들었으나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 하락 등 악재에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울 때일수록 경쟁사들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의 표준화와 부품 공용화 확대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시장의 다변화를 주도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은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결제통화 다변화를 통해 환위험을 줄여나간 것도 선방의 요인이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달러화 결제 비중이 30% 수준이며 나머지는 유로화와 엔화, 위안화, 루블화 등이다.

현대차(530,000원 ▲5,000 +0.95%)는 2006년과 2007년 환율에 대한 내성을 쌓았다. 2005년 원/달러 환율 1024.31원(이하 연평균 기준)일 때 매출 5조8830억원, 영업익 2조294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9%였다.

그러나 2006년 환율이 955.51원으로 떨어졌을 때 매출은 63조6480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 1조7967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2.82%로 떨어졌다. 연평균 환율이 929.2원으로 더 낮아진 2007년 매출은 69조6015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조8480억원, 영업이익률 4.09%로 2005년 수준을 훨씬 상회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2005년 5월 완공되면서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였고 원화강세가 원자재가격이 오른 부분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여기에 신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노력이 보태지면서 환율 900원대를 견딜 수 있었다.

이 시기를 거친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 1000원 아래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생산구조를 마련했다. 즉 2008년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신모델의 경우는 손익분기점이 900원 이하에서 설정돼 있어 과거보다 환율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특히 해외생산 비중은 지난해 61.7%로 당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아져 환율 리스크가 더욱 축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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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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