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원가절감' 전쟁 쌍용양회 동해공장 가보니

[르포]'원가절감' 전쟁 쌍용양회 동해공장 가보니

동해(강원)=최우영 기자
2014.06.05 06:25

폐타이어 태워 공장 가동…환경설비 60억 투자해 오염분진 배출 1/3 줄여

쌍용양회 동해공장 전경.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쌍용양회 동해공장 전경. /사진=한국시멘트협회

공장 곳곳이 폐타이어 천지였다. 크고 작은 폐타이어가 킬른(소성로) 옆에 산처럼 쌓여 있었다. 폐타이어는 킬른에 불을 지필 때 유연탄 대신 사용된다. 공장 관계자는 "시멘트 제조 부원료로도 대체재가 사용되는데 그 비율이 70%가량"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2일 찾은 강원 동해시쌍용양회동해공장은 '원가절감'에 사활을 걸었다. 공장 여기저기서 불황의 흔적이 느껴졌다. 석회석을 잘게 쪼개는 조쇄공정, 쪼갠 석회석에 철광석 등 부원료를 섞는 RM(Raw Mill), 섞인 원료를 가열해 클링커(시멘트 반제품)를 만드는 킬른, 클링커와 석고를 섞어 시멘트를 만드는 CM(Cement Mill)까지 대부분 설비는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1968년 준공된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광산 960만㎡, 공장부지 170만㎡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시멘트공장이다. 킬른 7기에서 연간 1122만톤의 클링커를 생산한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업계가 수출한 시멘트 904만톤 중 461만톤이 동해공장에서 생산됐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단독기준 매출 1조4013억원, 영업이익 841억원, 당기순이익 15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같은 수치 뒤에는 기나긴 시멘트업계 침체의 터널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있었다.

2003년 톤당 6만7000원(1종 벌크 시멘트 도착도 기준)이던 시멘트 단가는 2006년 라파즈그룹이 국내에 진출하며 벌어진 출혈경쟁으로 2006년 5만4000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7만3600원선을 회복했지만 10년 동안 약 10% 올랐을 뿐이다. 같은 기간 연료로 쓰는 유연탄 단가는 253%, 전력 단가는 70%가량 뛰었다.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킬른 가열 연료로 들어가는 폐타이어.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킬른 가열 연료로 들어가는 폐타이어. /사진=한국시멘트협회

10년째 제자리걸음인 단가에 살아남기 위해 쌍용양회가 택한 것은 다양한 대체재 발굴이다. RM에 들어가는 부원료 중 철광석은 슬래그로, 셰일(점토)과 규석은 석탄회와 재생주물사로 바꿨다.

RM단계 부원료 대체비율은 69.6%다. 킬른을 돌리기 위해 필요한 유연탄은 폐타이어, 농촌 비닐, 폐목재 등으로 19.8% 대체했다. 클링커와 섞어 시멘트를 만드는 석고 역시 천연석고 대신 화력발전소 부산물 탈황석고와 비료공장 부산물 중화석고를 70.9% 썼다.

킬른 내부온도는 1450도에 달한다. 봄바람이 부는 날씨였음에도 킬른 주변은 후끈했다. 킬른 내부에서 클링커를 제조한 열로 뜨거워진 공기는 예열실로 이동, 또다른 원료를 예열하는데 사용된다. 쌍용양회가 자랑하는 최신식 예열시스템 NSP(New Suspension Preheater)다.

원가절감 기조에 반하는 것은 단 하나, 안전·환경설비였다. 1호기 킬른 옆에는 최근 뜯어낸 전기집진기가 거대한 고철로 분해돼 쌓여 있었다.

도홍기 동해공장 생산2팀장은 "60억원을 들여 전기집진기를 백필터(여과집진기)로 바꾼 결과 배출 분진이 ㎥당 18㎎에서 6㎎으로 3분의1로 줄었다"며 "법적 규제치는 40㎎인데 실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거의 없는 시멘트업을 '공해산업'으로 오해할까봐 일반 흙먼지조차 날리지 않도록 사시사철 공장부지 곳곳에 스프링클러를 작동한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로고가 붙은 채 쌍용양회 공장 내 선로에 서있는 시멘트 저장용기들. /사진=최우영 기자
각기 다른 로고가 붙은 채 쌍용양회 공장 내 선로에 서있는 시멘트 저장용기들. /사진=최우영 기자

쌍용양회는 원가절감 노력 외에 인적 구조조정 역시 꾸준히 진행해왔다. 매년 4~5% 희망퇴직을 받고 충원인력도 최소화했다. 2009년 1159명이던 직원은 올해 6월 현재 963명, 83% 수준까지 줄였다. 국내 시멘트업계 역시 99년 7696명이던 업계 종사자 수가 지난해 4541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시멘트가 출하되는 동해공장 철로에는 쌍용양회 외에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동양시멘트 로고가 붙은 저장용기가 줄지어 있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긴 불황을 거치며 모든 시멘트업체가 저장용기를 '풀시스템'으로 운영키로 했다"고 전했다. 쌍용양회뿐 아니라 시멘트업계 전체가 생존을 위한 원가절감 전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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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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